컨설팅업체인 나우에스엔티 컨설팅에서 일하는 윤현규씨(34)는 지난 7년간 극장에 두번밖에 가지 않았지만 회사내에서 영화 마니아로 통한다. 최신 할리우드 영화인 '뷰티풀 마인드'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처럼 영화사에 길이 남을 고전까지 영화에 대한 그의 식견과 열정은 어느 누구 못지 않다. 극장을 거의 찾지 못했던, 아니 엄밀히 말해 '가지 않았던' 그가 영화 마니아로 불리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그만의 전용 극장, '홈 시어터(Home Theater)' 덕분이다. 윤씨가 홈 시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결혼 초기인 1997년. 홈 시어터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게 지난해였으니 남들보다 좀 이른 편이다. 그의 홈 시어터는 60인치 대형 화면을 비춰주는 프로젝터(소니 'VPL-VW10HT'), 소리를 스피커로 분배해 주는 역할을 하는 앰프(미국 크렐 'KAV500'), DVD플레이어(소니 'DVP-9000ES'), 스피커(영국 'B&W')로 이뤄져 있다. 전문가들이 애용하는 고가의 모델들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꾸며야 홈 시어터가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윤씨도 여러차례 걸친 '바꿈질'(기기를 바꾸는 습관을 일컫는 말)을 통해 현재의 기기들을 갖게 됐다. 전문가 윤씨로부터 '안방 극장 꾸미기'를 들어본다. 사전 준비사항 =홈 시어터를 꾸미기 전에 꼭 챙겨야 될 것 중 하나가 예산 책정이다. 백화점이나 전자상가 같은 대형 매장에 가보면 알겠지만 홈 시어터 제품은 그 종류만큼이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막연한 생각으로 나섰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두번째는 장소 선택. 홈 시어터를 방에 설치할 것인지, 거실에 설치할 것인지를 미리 정해야 한다. 주 생활공간인 거실에 설치를 하면 생활에 지장을 줄 수도 있고 또 거실 대부분이 개방형 구조인 관계로 오디오를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 방에다 설치하면 거실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적절한 공간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제품 구매하기 =제품 구매에선 가격 대비 성능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 기본적인 성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가격을 비교해야 후회하지 않게 된다. 우선 돌비 디지털이나 돌비 프롤로직 또는 DTS 등 최신 서라운드 기능이 있는지 알아본다. 다음에는 다양한 디스크를 지원하는지도 살펴본다. CD와 VCD 외에 재생가능한 디스크가 많을수록 활용범위도 넓어진다. 초보자들은 자칫 출력수치에 현혹될 수 있다. 와트(W)로 표시되는 출력이 클수록 좋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홈 시어터는 오케스트라와 같이 여러 기기가 성능과 모양이 어울려야 좋은 효과를 낸다. 저음과 고음 등 여러 소리와 영상이 이그러짐없이 구현되는지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런 저런걸 따지기가 귀찮다면 각 메이커들이 내놓는 세트 제품으로 출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1백배 즐기기 =고심끝에 홈 시어터를 꾸며 놓고 장식품으로 활용해선 곤란하다. '아는 만큼 즐겁다'는 표현은 여기서도 적용된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은 동호회에 가입해 조언을 듣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러 동호회중 '하이텔 AV동호회'가 가장 활발하다.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장년층이 많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일종의 구매사이트인 'www.dvdprime.com'에 개설된 커뮤니티도 회원들이 많다. 기기에 관심이 있다면 '하이비(Hivi)'라는 잡지를 권한다. 일본 잡지를 번역한 수준이지만 역사도 오래됐고 볼거리도 적지 않다. 'DVD review', 'DVD21', 'DVD2.0' 등 DVD타이틀을 다루는 월간지들도 제법 된다. 대개 부록으로 타이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윤현규씨의 홈페이지(www.avlove.com)를 방문해도 자상한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 ** 용어풀이 ** 홈 시어터 =안방에서 영화를 관람할때 극장과 비슷한 수준의 화질과 음향을 즐길수 있도록 설계된 전자제품 세트. 대개 DVD플레이어 1대, 앰프 1대, 스피커 6대(저음 재생 스피커 포함), TV 등으로 구성된다. 요즘은 TV와 DVD플레이어 대신 PC로 DVD타이틀을 시청하는 'PC시어터'도 인기다. DVD플레이어 역할은 PC에 들어가는 DVD롬 드라이브가, 대형 TV 역할은 모니터가 대신한다. 여기다가 PC전용 앰프와 스피커도 출시, 취약한 오디오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