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혁신과 SCM] SCM 기업 경쟁력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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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Supply Chain Management.공급망관리)은 기업 경쟁력 키우는 핵심"
쇼핑하러 갔다가 원하는 물건이 다 팔려서 빈 손으로 되돌아 온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두번쯤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이 되풀이되면 소비자는 그 상점에 대해 불만을 갖기 시작한다.
소비자의 불만은 상점 입장에서 보면 매출 감소를 의미하므로 점포 주인은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이 떨어지지 않도록 대리점 또는 제조업체에 그때 그때 주문을 한다.
그러나 주문한 상품이 즉시 배달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상점 주인은 한꺼번에 많은 상품을 주문해 창고에 쌓아 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다수의 소매 점포가 이런 방식을 취하게 되면 제조업체에서는 도무지 생산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유일한 방법은 상품을 많이 생산, 창고에 쌓아 놓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실어 보내는 것이다.
물류업체도 사정은 비슷하다.
들쭉날쭉한 배송 의뢰 때문에 배차 계획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규격화되지 않은 팔렛, 업체마다 제 각각인 식별코드 등이 상품 배송을 더욱 더디게 한다.
소매 점포와 제조업체가 보유한 재고, 물류업체의 배송 지연 등을 모두 비용부담으로 연결된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
결국 소비자는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지도 못하면서 높은 상품 가격을 지불한다.
SCM이란 =SCM은 비용과 소비자 불만이 함께 증가하는 불합리한 유통 환경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우선 소매점포에서는 일정기간 소비자가 어떤 종류의 상품을 얼마나 구입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모아 놓는다.
이것을 바탕으로 인기 상품과 비인기 상품을 가려내고 앞으로의 예상 판매 수량을 파악한다.
상품 주문은 이러한 상품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제조업체는 소비자의 실제 수요에 근거한 소매점포의 주문을 처리하게 되므로 보다 계획적인 생산이 가능해진다.
그렇게 되면 물류업체도 제조업체의 배송 의뢰 패턴을 예측할 수 있어 상품 배송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재고의 현저한 감소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좀 더 발전하게 되면 소매 점포의 판매정보를 제조업체와 물류업체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단계에 이른다.
소매 점포가 별도로 상품 주문을 하지 않아도 제조업체가 판매정보를 바탕으로 생산량을 조절해 제 때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매 점포와 제조업체는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물류업체는 배송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으므로 전체적인 비용은 감소한다.
이는 곧 판매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는 보다 낮은 가격에 원하는 상품을 항상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소비자 만족도는 높아진다.
이러한 흐름이 원활하게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품의 자동식별을 가능하게 해 주는 바코드와 모아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전자문서, 그리고 대용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결국 SCM이란 이와 같이 거래 파트너들이 식별표준(바코드)과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해 상품의 제조, 배송, 판매에 이르는 공급체인의 효율성을 높여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포괄적 경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SCM과 물류 =공급체인의 효율화를 통한 소비자 만족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SCM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소매 점포가 요구하는 상품을 제조업체가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적재적소에 배송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SCM은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물류를 보는 시각은 과거 보관.배달의 관점에서 새로운 이익의 원천이라는 관점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을 중심으로 CR(상품보충기법), CM(품목관리) 등 다양한 SCM 기법들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물류 효율화 수준은 아직 미흡하다.
우선 상품의 입출고를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물류 바코드(EAN-14) 보급률이 아직도 4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팔렛의 규격도 완전히 통일돼 있지 않아 팔렛을 여러 업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팔렛 풀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힘들다.
영세 소매 점포는 물론이고 중소기업의 물류 효율화에 대한 마인드 부족은 공급체인 전체를 아우르는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물류 전문지식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류 관련 법률도 수단별 기능별로 분산되어 있어 일관성 있는 물류 정책을 추진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SCM이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못지 않은 기업 이익의 원천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낙후된 물류 체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근 삼영물류 사장은 "기업들은 물류 바코드와 표준화된 팔렛 등 물류 기반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야 하며 물류 전문인력 육성과 관련 장비 도입에 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도 중소기업의 물류 정보화 마인드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하며 대학에 물류 전문학과와 대학원을 설치하는 것도 물류의 중요성을 사회에 일깨우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강창동.류시훈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