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9일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경제체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근 경기회복 기조를 낙관적으로 평가한 반면 한나라당은 "선심성 경기부양책의 부작용이 드러날 위험이 크다"며 우려를 표시,대조를 보였다. ◇경제정책=한나라당 박관용 총재권한 대행은 이날 대표연설에서 "최근 정부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계획 등 표를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한 뒤 "돈풀기식 경기부양책과 재정지출의 과다팽창 등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 여전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경기회복 낙관론에 들떠 체질개선을 포기했던 99년 말의 경험과 대중영합주의 정책을 펴다 몰락한 아르헨티나의 실패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최근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등 경기회복의 온기가 돌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 경제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제고해 기업의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박관용 대행은 "요즘들어 정부는 '8월 위기'니 '2003년 위기'니 하면서 위기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안보 불안감을 조성해 대북깜짝쇼를 벌이겠다는 것인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 대행은 이어 "임동원 특사의 방북과 관련,김정일 답방을 위한 대북 퍼주기식 이면거래는 없었는지 등 많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대철 고문은 "한나라당이 퍼주기라고 주장하는 대북협력자금은 국민 1인당 자장면 한그릇 값밖에 안되는 액수"라면서 "한나라당은 민족문제를 더 이상 정쟁의 도구로 악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반격했다. ◇대선 공방=박 대행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정계개편론과 관련,"'보이지 않는 손'이 계획하고 주도하는 정계개편과 집권연장 음모가 은밀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무대 뒤에서 움직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을 즉각 거둬들이라"고 요구했다. 정 고문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좌파적 정권" 발언에 대해 "의약분업을 실시하는 미국과 유럽의 대다수가 좌파사회란 말인가"라고 반문하고 "한나라당은 현대사의 유물이 돼 버린 구시대의 낡은 냉전의식을 청산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김동욱·윤기동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