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황사, 어떻게 해야 할까..朴淳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 3월21일부터 사흘간 황사가 전국을 뒤덮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고,국내 항공노선이 완전 결항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황사는 우리나라에서 정량적인 관측 이후 최대로 강한 것이었다.
이로부터 2주일 후인 4월7일 야간부터 다시 강한 황사가 나타나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다.
황사는 중국 북부내륙지방의 신장 지방,중북부 황허유역의 황토고원과 그 북부의 사막지역,그리고 베이징 북서쪽 내몽고 사막지역과 내몽고 고원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 지역에 전선을 동반한 발달된 저기압이 통과할 때 그 후면의 강한 바람에 모래 황토 및 흙먼지가 공중으로 날려 올라가게 되는데,약간 노란색을 띠고 있어 '황사(黃砂)'라 부른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대부분은 모래와 황토층에서 발생하는데 고비지역에서 발생한 황사는 극히 드물다.
황사는 그 발원지와 기상 조건에 따라 우리나라에 도달하는 시간과 강도가 달라진다.
때로는 태평양을 횡단,미국 서해안지방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난 3월과 이달에 우리나라를 휩쓴 황사는 한반도와 가까운 중국 베이징의 북서쪽 내몽고에 위치한 흥센다크 사막지역에서 발생,그 강도가 어느 때보다 강했다.
황사의 주성분은 발생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토양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주로 규소 알루미늄 칼슘 철 포타시움 나트륨 마그네슘 티타늄 등으로 돼 있다.
발생 후 이동 경로에 따라 오염물질의 배출지역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원래의 성분 외에 다른 오염물질 성분도 함유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황사 때 황산염 및 질산염과 같은 산성물질이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황사현상의 관측일수는 1998년 13일,99년 6일 그리고 2000년 10일,2001년 27일로 급증했는데,올해도 벌써 11일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황사 발생지는 중국 북서쪽 지역인 잘렌의 고비와 모래사막,황허유역의 황토고원,그리고 베이징 북서쪽 흥센다크 모래사막이다.
중국 북서쪽의 타림 분지에 위치한 타크라마칸 사막에서도 많이 발생하나,지리적으로 먼데다 지형적 특수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최근 우리나라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황사 발생지는 점점 중국 북동쪽 흥센다크 사막지역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는 내몽고 고원지역이 급속히 사막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별로는 해빙기인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중국 모래 사막지역에서의 발생빈도는 봄철보다 적지만 1년 내내 발생한다.
최근 들어 황사의 발생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중북부 황사 발원지역에서 지난 2∼3년 간 예년보다 강수량이 적었고 기온이 상승하며,강수량이 적은 지역에서의 경작지 증가 및 과밀한 목축으로 초지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사는 감기, 후두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만성폐쇄염 폐질환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 눈병이나 피부염 및 피부 알레르기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물적 측면으로는 시정 악화로 인한 항공기 결항,노출된 정밀기계의 파손,문화재 및 기념비 마모 등의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동 과정에서 각종 오염물질과 결합돼 해로운 물질들이 만들어져 육상 및 수중 생태계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사막화 방지를 위해 '경작지를 다시 숲으로 만들기(退耕還林)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수십년 전부터 인위적으로 파괴된 광활한 산림 및 초원의 복구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수년에 걸쳐 많은 황사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사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은 발생지역 농·목축업 주민들을 이주시켜 자연생태계를 더 이상 훼손시키지 않게 하는 한편,사막지역에서 잘 자라는 수종을 개발해 녹화사업을 적극 실시해야 하나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황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황사 예보체제'를 정비,사전에 잘 대응하는 것이 현재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