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관(官)이 민(民)을 이끌었다면 이젠 관이 민을 배울 때' 중앙부처 국가공무원 교육기관인 중앙공무원교육원(원장 김병호)이 '민간기업들로부터 한 수 배우는 자리'를 마련키로 했다. 교육원은 11일부터 12일까지 충북 수안보 상록호텔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화시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민.관 합동세미나'에 삼성증권 현대중공업 SK텔레콤 국민은행 신세계 등 31개 대기업 임원 34명을 초청했다. 이들 민간기업임원은 정부 42개 기관에서 연수파견중인 국장급 공무원 48명과 숙식을 같이하면서 연수를 통한 민.관교류를 갖는다. 지난 93년 교육원에 고위정책과정이 개설된 이래 민.관합동세미나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임원들과 공무원들은 5개 분임조로 편성돼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 △기업 관련 시스템의 선진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 △정부 혁신 △과학기술의 경쟁력 강화 등 5개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 뒤 발표회를 갖기로 했다. 이번 연수회에 참석하는 유영방 외교통상부 외무관은 "기업 간부들로부터 관료들과는 다른 발상과 경험에 대해 얘기를 듣다보면 정부의 의사결정과정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호 원장은 "정부부문에 대한 민간부분의 진솔한 비판을 듣는 자리를 갖는 것도 국가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행사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정섭 교육2팀 사무관은 "기업들의 반응도 아주 좋았다"며 "비용도 민.관분담차원에서 기업 임원들도 9만6천원의 연수참가비를 낸다"고 밝혔다. 교육원은 고시에 합격한 신임관리자 연수생 47기 2백74명을 사상 처음으로 삼성인력개발원 LG인화원 등 6개 민간기업 연수원에 오는 9월4일부터 6일까지 위탁교육시킨다. 교육원측은 "행정의 경영화시대에 부응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