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이 "세계 1백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릴 날은 언제일까. 안타깝게도 그 대답은 "아직은 아니다"이다. 골프역사만 놓고 볼때 우리는 1백여년으로 결코 짧지 않지만 그 역사에 걸맞은 골프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건설한지 30년이상 된 골프장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며 세계 1백대골프장 진입을 노리고 최근 건설한 신설골프장은 코스자체는 어떨지 모르나 주변경관이나 자연이 너무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골프장중 최근 세계 1백대골프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은 안양베네스트.핀크스.나인브릿지CC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 안양은 이를 위해 3년여에 걸쳐 대대적 리뉴얼작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 코스 난이도가 높아지고 코스주위의 조경도 새로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1백대 골프장이 되려면 무엇보다 "자연적인 코스"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인위적으로 코스를 어렵게 하고 주변에 비싼 나무를 심는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안양은 특히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선 것이 핸디캡이라면 핸디캡일수 있다. 핀크스CC는 어떤가. 양잔디에 미국 TPC코스 못지않은 벙커,링크스코스에 버금가는 바람등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신설"이라는 핸디캡을 지울수 없다. 신설골프장이라고 해서 세계 1백대골프장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핀크스의 경우 코스를 감싸줄만한 자연환경이 아직은 덜 갖춰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말 개장한 나인브릿지CC의 경우도 핀크스와 크게 다를바 없다. 인위적 요소가 자연적 요소를 능가하고 있어 선정에 필요한 "자연과의 조화" "자연적인 코스" "자연과 코스 골퍼의 조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내 골프장이 세계적 코스로 선정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할수 있다. 국토의 70%가 산악이라는 악조건도 거기에 한몫을 한다. 그러나 세계 1백대 골프장도 따져보면 별것이 아니다. 인공을 최소화하고 자연을 최대한 살리면 되는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코스가 가장 자연적인 코스"이고 그것이 곧 세계적 골프장이 되는 길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