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설립을 추진 중인 '코리아바이오밸리'를 둘러싸고 한·미 간 신경전이 뜨겁다.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는 4월호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공동 운영되고 있는 미 방첩국(NCIX)이 "한국의 캘리포니아 바이오센터가 산업스파이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식문서를 지난 1월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방첩국의 애냐 걸리셔 대변인은 "한국은 5년전 새너제이에 정보통신 벤처지원센터를 설립,미국의 첨단기술을 불법으로 얻어내 이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민간 첨단기술 보안회사의 관계자는 "작년 11월 이후 미국의 바이오기술과 첨단기술을 중국이 6건,한국 대만 프랑스가 각각 4건을 훔쳐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AP통신은 지난 2월 "샌디에이고 인근에 세워질 코리아바이오밸리는 이 지역의 생명공학분야 핵심기술을 훔쳐내려는 계획"이라고 주장하는 미 방첩국의 보고서를 인용,보도했었다. 이같은 미국측 움직임과 관련,정부 관계자는 "미국 주 정부의 요청에 따라 대표단을 파견하고 샌디에이고로 장소를 정했다"며 "미국 주장에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측 반응은 9·11 테러 이후 스파이를 우려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입장과 관계없이 조만간 재정적 문제를 포함한 정부차원의 코리아밸리 조성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