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의 불황 탈출 조짐과 중동사태에 따른 달러가치 하락 압력등으로 엔화가치가 상승,약 3주만에 달러당 1백30엔선으로 올라섰다. 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전날 마감가인 달러당 1백31.54엔에서 1백30.88엔으로 올라 지난달 18일 이후 처음으로 1백30엔선에 진입했다. 1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화 상승세가 지속돼 장중 달러당 1백30.20엔대까지 올랐다. 시장전문가들은 최근 일본 수출이 2개월 연속 증가하고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등 일본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엔화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3월 도쿄 소비자신뢰지수는 42.3을 기록,전달의 38.8에서 크게 상승했으며 1년전에 비해서도 0.8포인트 올랐다. 일본 정부의 월간 경기진단보고서가 3월에 이어 4월에도 일본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서 일본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또 중동지역 분쟁으로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일본의 해외투자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예상과 미국의 1·4분기 기업실적이 추정치에 못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엔화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당초 4월에 일본의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지난 3월말 자금회수에 나섰던 일본 기업들이 다시 해외로 자금을 이동시킬 것으로 예견했었다. 그러나 중동분쟁에 따라 해외자산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자금유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시장참여자들은 말했다. HSBC의 통화전략가인 마르크 챈들러는 "예상했던 자금의 흐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매도에 나섰던 일부 투자자들은 엔화를 되사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