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내림세로 돌아섰다. 정부와 서울시가 아파트 분양가를 규제한데 이어 기준시가를 전격 인상한 이후 아파트값이 1천만∼2천만원 떨어지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시세보다 낮은 값의 급매물이 눈에 띄지만 추가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져 소화되지 않고 있다. 10일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권에서는 재건축추진단지들이 집값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 4단지는 지난달말 1순위 재건축 단지로 선정된 후 4억6천만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4억1천만원선에도 임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강동구 고덕주공 등 택지개발지구 내 아파트 중에서도 5백만∼1천만원 정도 하락한 곳이 속출하고 있다. 강북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일부 지역 단지가 강보합세를 보일 뿐 오름폭이 컸던 대부분의 단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서구 가양동 강나루현대,관악구 봉천동 동아.삼성 등이 최고가 대비 5백만∼1천만원 하락한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분당 산본 용인 등 수도권 아파트값도 내림세가 완연하다. 용인시 수지읍 LG빌리지, 분당구 이매동 삼환, 일산구 장항동 호수LG 등은 1천만원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세는 자취를 감췄다. 송파구 잠실동 소망공인의 이광열 대표는 "시세보다 5백만∼1천만원 정도 낮은 급매물이 가끔 나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입질하는 사람이 없다"며 "집값 하락을 기대한 매수세력이 좀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면서 거래 공백 상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전.월세 시장도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재건축 이주수요 재료가 있는 송파구 잠실동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보합 내지 약보합세를 형성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한양 공인의 김진원 대표는 "전세값 상승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상당수 집을 매입한데다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들어 전세값이 떨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