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정폭이 예상 외로 깊어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3일째 하락하면서 8% 가까이 급락해 85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종목별로는 3일 동안 15% 이상 떨어진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주가 급락세는 외국인 매도세 및 기관의 매수세 감소 등 수급여건이 일시적으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신증권은 10일 반도체가격 조정세, 중동전 확산에 따른 유가상승 우려, 정부의 경제정책 선회(중립), 외국인 매도세, 프로그램 매수잔고 부담 등 증시 주변여건을 감안할 때 주가가 단기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시기라는게 증시전문가들의 충고다. 황규원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대세상승기 때 조정을 맞을 경우 소형주의 투자매력이 높아졌었다"며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9년 주가조정 및 2차 상승기간(1999년 1∼5월)중 소형주 지수는 종합주가지수 대비 28.5%의 초과수익을 기록했었다. 한투는 '조정시 유망한 소형주'로 동원산업 캠브리지 보령제약 삼화왕관 대림요업 삼양제넥스 영보화학 등을 제시했다. 이들 종목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증가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이하, 부채비율은 1백50% 이하인 기업으로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또 이번 조정이 경기회복 등 펀더멘털상의 문제가 아니라 일시적인 수급 악화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너무 비관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최남철 마이애셋자산운용 전무는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기 위해 겪어야 할 '산통'이자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손바뀜"이라며 "우량주에 대한 바이앤 홀더(매수 후 보유) 전략을 고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길영 솔로몬투자자문 전무도 "조정국면이 언제 끝날지 쉽게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우량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 보유하는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중순께 새로운 상승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전무는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4월의 수출증가세 등이 확인되는 4월 중순께 투자심리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