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주가는 올해 상승장에서도 제자리걸음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말 이후 주가 상승률은 3%밖에 안된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28.1%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전세계적으로 통신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통신주에 대한 관심도도 낮아졌다. 지난해 10월말 47.9%에 달했던 SK텔레콤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9일 현재 31.8%로 떨어졌다. 물량 수급에 대한 불안도 있다. 일본 NTT도코모와의 제휴 결렬에 따른 물량 처리문제가 남아있고 KT가 보유중인 주식물량도 잠재 매물로 인식되고 있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저성장"에 대한 우려를 들 수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수가 3천만명을 돌파하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러나 주가를 짓눌러왔던 이러한 불안요인들이 하나둘씩 제거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동전화 사업이 저성장의 굴레에서 탈피하고 있다. 우선 무선인터넷의 활성화가 이동전화사업의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고 있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이 가장 큰 수혜를 받고있다. SK텔레콤의 가입자의 71%가 넘는 1천80여만명이 모바일 인터넷 등 무선데이터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이달초 개시된 유무선 통합인터넷 서비스 "네이트"는 벌써부터 히트를 예감케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의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0년 월평균 8백원에 불과하던 이동전화 사용자의 무선데이터통신 사용량이 작년엔 1천8백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엔 4천원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 3년간 SK텔레콤의 무선데이터통신 사용량은 연평균 54%씩 늘어나 오는 2005년엔 무선데이터에서만 2조1천1백억원이 넘는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의 전략도 무선인터넷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다양한 유무선 단말기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른바 "커먼 플랫폼(common platform)" 개발을 추진중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모바일 커머스,모바일 금융,모바일 ASP(응용소프트웨어임대) 등의 서비스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실적도 SK텔레콤의 고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8.1% 증가한 6조2천억원에 달했으며 영업이익은 2조2천억원으로 전년대비 34%나 증가했다. 고성장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접속료 조정으로 3천억원선의 수익 감소가 예상됨에도 불구 매출은 30% 이상 늘어난 8조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9% 증가한 2조6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SK텔레콤의 "턴어라운드"는 올해 ROE(자기자본이익률) 전망에서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지난 2000년과 작년 19%선이었던 ROE는 올해 22%대로 올라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주주들로부터 투자받은 돈으로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5배 이상되는 수익을 올릴 것이란 얘기다. 이같은 실적 호전세는 과도한 투자로 경영난을 겪고있는 유럽 및 미국 통신업체들과는 크게 차별화된다. 전문가들은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사라지면서 시장 점유율 52%라는 부동의 1위 효과가 더욱 뚜렷해지고 수익성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고있다. 또 수급불안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SK글로벌과 KT의 보유주식 처리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SK텔레콤은 자사주 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