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국내 기업중 대표적인 구조조정 모범기업으로 꼽힌다. 다른 기업보다 한발 앞서 비수익사업을 떨어내고 핵심 역량을 주력사업에 결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산이 지난 97년 이후 추진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발판으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1년 실적 =지난해에는 OB맥주 지분과 기계부문 매각을 통해 차입금 상환자금을 마련하면서 부실요인을 제거했다. 두산테크팩과 IK엔터프라이즈 합병을 통해 사업구조 재편도 마무리했다. 매출은 2000년 대비 6.08% 증가한 1조7천8백3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방산업의 침체로 전자부문의 매출이 감소했으나 생활산업과 식품부문이 외형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익 부문에서는 4천2백억원에 달하는 부실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경상이익은 34.2% 감소했다. 전자부문의 단가하락과 주류부문의 광고선전비 지출, 부실자산 제거비용 등이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분석된다. 2002년은 수익성 개선의 해 =올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자와 주류 등 사업부문에서 호전세가 나타나고 있어 전반적인 실적호전이 점쳐지고 있다. 주류부문의 가격인상과 시장점유율 상승, 전자부문의 PCB(인쇄회로기판) 수요회복 등이 주요 투자포인트다. 생활산업 및 식품부문에서도 실적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7.3% 증가한 2조1천86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구조조정 효과에 따라 영업이익은 4백30% 이상 급증한 2천1백3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2%에서 10.1%로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LG투자증권 정재화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경기회복과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표 브랜드의 성장과 금융비용 절감 =두산의 대표 상품인 KFC 폴로 버거킹 종가집김치 PCB원판 등은 지난 98년 이후 연평균 97%의 고성장을 지속해 왔다. 이는 두산의 전체 매출 증가율 27%보다 3배 이상 높은 증가율이다. 또 이들 5개 제품군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8년 22.4%에서 지난해에는 48.3%로 높아졌다. 동부증권 차재헌 연구원은 "대표 성장 브랜드의 비중 증가는 두산의 향후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들 상품권은 영업이익률 기여도도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차입금 감소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으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차 연구원은 "평균 차입금 금리하락으로 이자비용이 지난해 2천1백50억원에서 1천4백85억원으로 감소돼 경상 및 순이익이 큰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펀더멘털의 개선에 힘입어 두산의 주가는 올들어 30%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올 예상 실적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여력은 충분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부증권은 두산의 6개월 목표주가를 3만3천원으로 제시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