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사의 외환 손실 규모가 전년보다 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갑을 SK글로벌 삼성SDI 대우건설 등은 환차익을 얻은 반면 SK 현대상선 한진해운 현대자동차 등은 대규모 환차손를 입었다. 증권거래소는 11일 12월법인 5백12개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외환관련 손익을 조사한 결과 외환 손실 규모는 모두 1조6천6백77억원으로 전년(3조8천88억원)보다 2조1천4백11억원(56.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상장사가 얻은 환차익은 총 4조4천4백56억원으로 전년보다 1천4백57억원(3.39%) 늘어났다. 반면 환차손은 6조1천1백3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조9천9백54억원(24.61%) 줄어들었다. 지난해 환차익이 발생한 기업은 2백20개로 전년의 2백3개보다 8.37% 가량 증가했다. 지난 2000년 56억원의 환차손을 냈던 갑을은 지난해 2백87억원의 환차익을 얻었다. SK글로벌은 환차익이 3백26억원에서 2백47억원으로 24% 가량 줄었지만 환차익 규모 2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의 환차익은 2백24억원에 달했다. 대우건설 한진중공업 코리아써키트 등도 지난해 환차익을 크게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SK는 지난 2000년 4천31억원의 환차손을 입은데 이어 지난해에도 2천3백53억원의 환차손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도 지난해 환차손이 전년보다 30% 이상씩 줄었지만 여전히 환차손 상위기업에 포함됐다. 현대차 대한항공 S-Oil 하이닉스반도체 등도 지난해 환차손이 1천억원이 넘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사의 외환 손익이 개선된 것은 무엇보다 정유업 해외운송업 종합상사 등이 외환위기 이후 적극적으로 외환관리에 나선 데다 국가 및 기업 신용등급의 지속적인 상향 조정으로 이자 부담이 경감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