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영화] (14일) '중앙역' ; '일 포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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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역 (MBC 밤 12시25분)=클라이맥스가 따로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드는 브라질 영화다.
과다한 신파조에 대사 하나 없이 관객의 가슴을 따스하게 해준다.
특히 이 작품에선 브라질의 현실을 연민이나 동정 없이 솔직하게 바라보며 사람들의 정체성과 커뮤니케이션을 진지하게 탐구한다.
괴팍하고 자기만 아는 노처녀 도라는 오늘도 중앙역 한 구석에 삐그덕거리는 책상을 놓고 손님을 기다린다.
한 때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지만 지금은 가난하고 글 모르는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방탕한 아들을 용서하겠다는 아버지,지난 밤 함께 했던 연인을 그리워하는 청년,아들이 아빠를 보고싶어한다는 말로 그리움을 감추는 아내 등이 갖고 있는 다양한 사연을 도라는 편지지에 옮긴다.
주절주절 읊어대는 사람들의 청승이 신물난다는 듯 휘갈겨 쓴 도라의 편지들.순박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그리움이 담긴 그것들을 도라는 우체통이 아닌 쓰레기통에 버린다.
□일 포스티노(KBS1 오후 11시20분)=아름다운 지중해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영화.노벨상을 수상한 칠레의 국민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실제 삶에 착안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유배지에서 만나게 된 어느 시골 우체부와 위대한 시인이 나눴던 짧고 특별한 우정을 그리고 있다.
공산주의자이자 유명한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가 이탈리아 남부의 외딴섬으로 유배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이 작은 섬의 우체국장은 네루다에게 밀려드는 편지를 배달할 임시 우체부로 겨우 까막눈을 면한 노총각 마리오를 고용한다.
처음에 우체부 마리오는 시인 네루다와 가까이 지내면 여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네루다에게 다가섰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세상을 시와 은유로 그릴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시인과 우체부 사이에는 특별한 우정이 쌓여 가고 시인의 도움으로 우체부는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처녀 베아트리체와 결혼한다.
하지만 네루다의 유배생활이 끝나면서 우체부와 시인의 이 특별한 인연도 끝나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