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탐색속 실적장세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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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870선을 되찾았다.
외국인 매도세 지속과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 나오는 불안한 수급 상황에서 개인과 일부 투신이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을 일구어 냈다.
미국시장 급락으로 장초반 850대로 내렸지만 삼성전자 등 핵심블루칩이 실적발표를 앞둔 선취매성 매수세를 받으며 강하게 올라 이틀 상승을 주도했다.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 은행주가 실적호조와 합병 재료로 강세를 보이며 시장 대안으로 떠올랐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875.69로 전날보다 12.83포인트, 1.49% 상승했고 코스닥지수는 0.37포인트, 0.44% 내린 84.24를 가리켰다. 이날 종합지수는 주간으로 4.61%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4.49% 떨어졌다.
거래량은 소폭 늘어 7억 9,615만주를 기록했으나 거래대금은 3조6,941억원으로 줄었다.
은행, 전기가스, 철강금속, 의료정밀 업종이 3~4% 올랐다. 두 시장의 하락종목수가 912개로 상승 624개를 훨씬 넘었다.
보합 마감한 LG전자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10개가 모두 올랐다. 삼성전자가 2% 이상 올랐고 국민은행, 한국전력, 조흥은행 상승률이 4% 대로 두드러졌다.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독자생존론이 부각돼 상한가에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00~700억원대 순매도를 나타냈고 개인과 기타주체가 순매수로 맞섰다.
코스닥시장은 대표종목인 휴맥스가 7% 이상 급락하는 등 셋톱박스주가 CAS제품 해킹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국민카드, 강원랜드, LG텔레콤, 기업은행 등은 올랐다. 개인이 나홀로 300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지수낙폭 축소에 기여했다.
◆ 방향탐색, 실적차별화 주목 = 이날 MSCI 이머징마켓 한국비중이 19.3%에서 21.1%로 1.8%P확대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상승세에 일조했지만 강한 모멘텀으로 해석되지는 못했다. 이미 예상된 재료인데다 최근 국제투자자금의 한국투자 비중이 20% 이상으로 확대된 상황이라 큰 의미 부여가 힘들다는 것.
대형주 강세의 뒷켠에서 개별종목은 매물부담에 시달리며 하락종목수가 상승보다 월등히 많아 취약한 투자심리를 반영했다. 최근 급락 충격과 미국 증시 하락세에 대한 경계감을 무시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이날 프로그램 순매도 물량이 1,090억원 나와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줄어들면서 프로그램 매물 부담을 덜어내 850선 부근에서는 하방 경직성 기대가 높아졌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라는 수급불안을 덮을 만한 모멘텀 부재로 당분간 강한 반등보다는 방향 탐색 국면이 예상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막판 프로그램 매물로 내린 8P를 만회하는 수준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며 "대형주 중심 오름세가 나타나 차별화 장세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황팀장은 "하락압력이 완화됐지만 해외변수도 만만치 않아 850~900 박스권이 진행될 것"이라며 "다음주 주요기업의 1/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단기수익률을 겨냥한 단타가 성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4월 수출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기업설비투자가 급증했으며 무엇보다 1분기 기업체 어닝서프라이즈 기대가 상승세를 합작했다”며 “금리인상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고 유가안정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조연구원은 “다만 최근 급격한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상처를 입은 점이 상승시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해 강한 반등은 힘들어 보인다”며 “블루칩과 반도체 장비 등 주가조정을 거친 실적호전주와 은행 및 구조조정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특별한 모멘텀이 없어 전날 기술적 반등의 연장선상으로 봐야한다”며 “삼성전자가 고점대비 10% 이상 조정받은데 대한 반작용의 성격도 짙다”고 말했다.
김팀장은 “프로그램 차익잔고와 미수금이 여전히 부담스러워 반등세를 제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지수가 한방향으로 가기는 어렵고 기간조정을 거쳐 탐색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