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반등 하루만에 꺽이며 84선으로 마감했다. 지수를 끌어올릴 만한 매수주체도 상승 모멘텀도 없었고 미국 기술주의 실적이 긍정적이지 못한 부담도 컸다. 지수 비중이 큰 대형 통신주 모멘텀이 사라진데다 대표 우량로 부각됐던 셋톱박스업체가 최근 일부 지역에서의 매출부진 등으로 성장성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게다가 상승시 대량의 거래량을 수반, 기술적으로 지지를 기대했던 84~86선이 최근 쉽게 무너져 시장 참여를 망설이게 했다. 12일 코스닥지수는 84.24로 전날보다 0.37포인트, 0.44% 상승했다. 장 초반 뉴욕증시 충격으로 82선으로 출발했다가 일중 고가로 마감했다. 인터넷, 통신서비스, 기타제조, 의료정밀, 금속 등이 소폭 올랐을 뿐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하락종목수가 440개에 달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3억8,890만주와 1조6,36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거래대금은 지난 2월 27일 1조5,394억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개인이 309억원의 순매수로 지수 하락을 저지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63억원과 152억원의 동반 순매도로 지수에 압력을 가했다. ◆ 일부 대형주에 관심집중, 식음료주 상승 = 국민카드, 강원랜드, LG텔레콤, 기업은행, 다음, 한빛소프트, 국순당 등이 상승, 지수 하락을 저지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실적호조와 은행권의 합병 등의 재료로 4% 이상 올랐다. 반면 KTF, 하나로통신, SBS, 휴맥스 등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약세로 마감했다. 장미디어, 소프트포럼, 퓨쳐시스템 등 보안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1/4분기 실적으로 실망매물이 출회됐다. 현대디지탈텍, 휴맥스 등이 7~10% 하락, 셋톱박스주가 약세를 지속했다. 반면 최근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확대 발표 수혜기대로 서두인칩, 모바일원, 아펙스, 유니셈 등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했다. 에스엠 등 일부 엔터테인먼트주가 상승했고 스탠더드텔레콤 등 단말기주가 최근의 부진을 벗고 올랐다. 케이디엠, 나이스 등 일부 스마트카드관련주도 상승했다. 안국약품 등 제약주와 바이오랜드, 호성케멕스 등 바이오 관련주, 매일유업, 진료발효, 국순당 등 식음료주가 조정기 대안으로 떠오르며 상승했다. 우신시스템이 거래소 이전 재료로 이틀째 상한가에 올랐고 전날 거래가 시작된 제이콤과 한진피앤씨도 이틀 내리 가격 제한폭까지 상승했다. ◆ 횡보세 전망, 우량주로 관심종목 압축 =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시장을 움직일만한 모멘텀도 매수주체도 없어 조정이 연장될 가능성이 큰 만큼, 관심을 실적 우량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라며 "다음주 초반에는 현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기력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나타나면서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그러나 만약 반등이 강하지 못할 경우 60일선 수준에서 지지부진한 장세가 5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며 "우량주 중심으로 종목을 압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다음주도 뚜렷한 모멘텀이 부각되지 못하고 확실한 매수주체도 없어 거래소가 본격적인 강세를 보이더라도 횡보 기간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개별 재료보유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매매 접근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심리가 완전히 안정되지 못했고 기술적 지표 역시 60일선인 81선까지는 조정의 여지를 남겨뒀다"며 "가격조정 보다는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기간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시기로 실적발표를 계기로 몇 개 종목이 테마를 이루면서 상승할 것"이라며 "실적이 가시화된 종목으로 차별적인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실기자 k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