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화장품 기업인 태평양은 "성공적인 구조조정"의 귀감으로 꼽힌다. 지난해 "태평양 칩"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증권시장에서 조명을 받았던 것도 구조조정에 성공하면서 경영지표가 두드러지게 개선됐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이 회사는 외환위기를 전후해 계열사를 정리하고 차입금을 상환하는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러한 작업으로 재무구조를 건실하게 다져나갔고 2000년부터는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에 돌입했다. 내실경영은 여러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96년 4.4%까지 내려갔던 자기자본이익률은 99년 11.36%,2000년 20.1%로 올라간데 이어 지난해에는 23.14%까지 높아졌다. 96년말 2천7백41억원에 달했던 차입금도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32억원까지 줄었다. 원가절감과 재무구조 개선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면서 96년 1백88.6%였던 부채비율을 2001년 52.88%까지 끌어내렸다. 경영 실적도 돋보인다. 이 회사의 매출은 99년 6천8백39억원,2000년 7천9백29억원,2001년 9천7백13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다. 영업이익도 99년 1천33억원,1천2백50억원,지난해엔 1천6백36억원으로 늘었다. 태평양의 경쟁력은 브랜드 파워에서 출발한다. 라네즈 아이오페 헤라 설화수 등 연령대별,가격대별로 강력한 브랜드를 거느린 이 회사는 건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시판과 방문판매에서 고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올해는 글로벌화를 비전으로 내걸었다. 2004년까지 해외시장에서 1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려 해외매출 비중을 현 6%대에서 10%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향후 전세계 화장품업계 15위권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상반기중 글로벌 브랜드인 "아모레 퍼시픽"을 새롭게 출시하고 명품 브랜드로 발돋움할 발판을 다진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 올 8월 중국 상하이 공장 완공을 계기로 중국 현지법인을 확대해 시장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기로 했다.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만 시장을 비롯해 잠재성이 풍부한 동남아시아에서도 영업망을 넓혀 나갈 방침이다. 선진국 시장은 향수사업으로 뚫어나갈 계획이다. 지난 97년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 롤리타 렘피카와 손잡고 현지에서 출시한 향수 "롤리타 렘피카"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그 여세를 몰아간다는 계획.샤넬 알뤼르,디올 자도르등 유명 향수와 맞서 개가를 올리고 있는 "롤리타 렘피카"는 올해 프랑스 여성향수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바라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출시한 "카스텔 바작" 향수도 순항중이어서 기대를 걸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