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대표주자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 2000년부터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는 알짜배기 회사다. 지난 99년 47%였던 부채비율은 코스닥등록과 온라인게임 유료화 성공에 따른 자본잉여금 증가로 2000년 13%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재무제표상 부채는 1백70억원 가량이었으나 이는 차입과 무관한 외상어음 등으로 발생한 것이다. 이 회사가 일찌감치 무차입경영에 나설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온라인게임 유료화에 성공을 거둔 덕분이다. 이 회사의 온라인 RPG(롤플레잉게임) '리니지'는 지난 99년 유료화한 이래 매년 1백%에 달하는 매출 신장세를 주도하며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유료화의 위험을 가장 먼저 감수한 만큼 과실도 크다. 게임 유료화가 성공을 거두면서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사실상 국내 게임업계의 대부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00년 5백8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에는 1천억원을 돌파, 1천2백47억원을 기록했다. 막대한 투자가 이뤄진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평균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40%에 달한다. 올해는 1천6백억원의 매출에 8백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다보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가 확보하고 있는 현금은 무려 1천억원이다. 허홍 재무담당 이사는 "벤처기업은 투자 리스크가 대기업보다 커 현금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한다는게 회사의 방침"이라며 "특히 올해의 경우 대규모 신규투자가 없는데다 전년대비 50% 가량의 매출신장이 기대돼 연말께에는 부채비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를 제2의 도약기로 삼고 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동시접속자가 지난해를 정점으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는데다 대만시장 점유율도 떨어져 게임 다양화와 신규시장 창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최근 대만에서 게임이용료를 소폭 인상, 시장점유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본격적인 유료서비스에 들어갔다. 지난달에는 중국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해외 대작게임의 배급과 신작 게임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리니지'의 후속작인 'L2'를 하반기중 선보일 예정이며 이에 앞서 세계적인 온라인게임인 소니의 '에버퀘스트'를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지역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또 국내 유망 온라인게임개발사를 선정, 자금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퍼블리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김택진 사장은 "올해는 일본 중국 등 새롭게 진입하는 해외시장에서 성과가 기대된다"며 "리니지의 뒤를 이을 후속작과 신작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소니의 온라인게임 '에버퀘스트'도 조만간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어서 수익기반 다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