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담배 한갑에 1만원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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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갑에 1만원이면 담배를 계속 피울까 아니면 끊을까.
요즘 뉴욕시의 최대 논쟁거리는 바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담뱃값이다.
담뱃값 급등은 뉴욕주정부와 시정부의 잇따른 세금인상 때문.주정부는 지난 3일부터 갑당 1.11달러 하던 주 담뱃세를 1.50달러로 39센트 인상했다.
이에따라 뉴욕주는 워싱턴주(1.43달러)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담뱃세가 비싼 주가 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뉴욕시가 부과하는 별도의 시 담뱃세를 갑당 8센트에서 1.50달러로 무려 1천8백% 올리기로 한 것.현재 시의회에 상정돼 있는 이 안이 통과되면 내달부터 뉴욕 시민들이 내는 담뱃세는 갑당 3.39달러(연방세 39센트 포함)로 늘어난다.
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일반인들이 즐기는 말버러는 지난달까지 갑당 5∼5.5달러 선이었다.
이게 이달부터 5.5∼6달러로 올랐고 내달부터는 7∼7.5달러가 된다.
우리 돈으로 한갑에 약 6천5백원이던 담뱃값이 두달만에 1만원으로 뛰는 셈이다.
뉴욕시의 담뱃세 인상은 금연을 유도하려는 성격도 있지만 '영세상인들에 대한 세금감면(2억5천만달러)을 담뱃세 인상으로 벌충하겠다'(블룸버그 시장)는 뜻이 강하다.
하지만 당사자들인 영세 상인들부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반 상점매출의 15∼20%가 담배 판매이고,담배를 사러 와서 다른 물건을 사는 경향이 높은 만큼 담배 소비가 줄면 생계에 지장을 줄 것이란 논리다.
애연가들은 금연효과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담뱃세를 올리면 세금이 낮은 인근 주나 담배를 면세로 파는 인디언보호구역에서 대량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탓이다.
실제 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버지니아주는 담뱃세가 2.5센트로 뉴욕시(3달러)의 1백분의 1에도 못미쳐 버지니아와 뉴욕 사이의 담배밀수는 공공연한 비밀일 정도다.
'담뱃값 인상의 경제 사회적 효과'는 이제 뉴욕뿐 아니라 세계적인 테마가 되고 있다.
결국 뉴욕 흡연자들은 당분간 이런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가설들을 최단기간에 입증해주는 시험용 쥐 역할을 해야만 할 것 같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