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8개월동안 'DJ노믹스 경제팀장'을 맡아온 진념 경제부총리가 사퇴함에 따라 이번주 각 경제부처로서는 마음이 바쁜 한 주가 될 전망이다. 경제 구원투수가 될 후임 경제부총리가 새로운 일을 주도적으로 벌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수장(首長)이 바뀌면 바빠지는 게 공무원들의 오랜 관행이다. 후임 부총리 앞에는 해를 넘겨온 대형 부실기업 처리,정권 말기 경제에 대한 정치권 외풍의 차단 등 적지 않은 숙제거리가 떨어져 있다. 주식 채권 외환 등의 시장 참여자들은 새 경제팀장이 이런 난제들을 풀면서 시장친화적인 접근을 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정부내 부처끼리는 물론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정부 외곽의 경제관련 기관들과의 조화 역시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주 새 경제부총리의 첫 행보를 자세히 지켜보면 이런 문제에 대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지난주 갑자기 다시 불거져 나온 일부 은행의 합병 논의가 수면위로 좀더 실체를 드러낼지 관심사다. 금융회사 합병은 일의 특성상 마지막 발표 때까지는 '설(說)만 설설' 나올 수밖에 없고 결과 예측은 어렵다. 그러나 은행이든 증권사든 일정 수준으로 몸집을 키우지 않고는 살아나기 어렵다는 인식은 계속 퍼져나가는 국면이다. 더구나 합병설은 근래 "자율적인 합병만이 살 길"이라며 은근히 금융회사의 대형화와 사업다각화를 재촉하고 있는 감독당국의 의지와도 맞물려 결과가 주목된다. 환율도 금융권의 관심사.지난 주말 원화 환율은 달러당 1천3백32원으로 최근 1년내 최고치에 달했다. 슬금슬금 올라간 환율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지만 "1천3백35원까지는 별 문제 없다"는 것이 시장 참여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국은행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출 등 원화 약세 압력 요인과 경기호전에 따른 원화 강세 심리가 서로 맞서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19일로 잡힌 삼성전자의 올 1·4분기 실적발표가 관심거리.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지수 900대 재진입,안착과 이를 바탕으로 추가 상승세까지 넘볼 수 있을 것인지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서울 강남과 수도권 신도시 등지의 부동산시장 움직임도 이번 주의 관전 포인트.지난 주의 내림세가 이어질 것인지,팔자 호가 중심의 아파트 시장에서 거래가 형성될지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재계에서는 18일 열릴 예정인 전경련 회장단 정례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현재 알려진 공식적인 회의 안건은 월드컵 지원방안.그러나 일각에서는 속도를 내기 시작한 여야 정치권의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 재계 원로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시점이 됐다는 주장도 한다. 보·혁 색깔론과 언론관 시비,후보와 관련된 추문 폭로전이 아니라 좀더 생산적인 정책대결이 절실하다는 지적에서다. 특히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해 각 후보들이 차별화된 정책대안을 내놓지 않아 정책대결에 대한 압력은 계속 심해질 전망이다.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