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들은 14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전남지역 경선 합동유세에서 저마다 본선경쟁력을 갖춘 후보임을 강조하며 종반전 판세 장악에 열을 올렸다. 이날 경선대회장에는 선거인단 등 3천여명이 좌석을 가득 메운채 후보들의 연설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고, 후보들 역시 이 지역 선거인단의 비교적 높은정치의식을 감안해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을 자제했다.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이회창 대세론이 사라졌고, 김대중 대통령을 괴롭히던 색깔론이 힘을 잃었으며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지역감정이 풀려나가는 등 놀라운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 새로운 바람을 언론은 `노풍'이라고 하지만 사실은민주당의 `당풍'이자 국민의 희망이 만들어낸 `국민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많은 정치인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길때 나는 지역감정에 맞서 싸웠고 원칙과 정도를 걸었다"며 "동서화합에 내 인생을 걸 것"이라고 다짐한뒤 "대통령은 경제와 외교에만 전념하겠다는데 자꾸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어서 경선에 끌어들이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이인제(李仁濟) 후보측을 겨냥했다. 이 후보는 "순천(順天)은 하늘의 뜻을 따르는 도시로 하늘의 뜻을 따르는게 승리와 번영의 길이며, 이인제라는 인물에게 거는 기대와 희망이 있다면 바람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면서 "영남 후보론이 허구임을 역사의 증언으로 남길 것"이라고 `노풍' 차단을 시도했다. 이 후보는 "경선시작후 매스컴의 충격으로 이상한 바람이 불고 있지만, 97년 이회창씨는 지지율이 55%였다가 두 아들 병역문제로 10%대로 떨어졌다"며 지지율 `거품론'을 주장한뒤 "나는 지난 대선에서 버스 한 대 타고 농민의 집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외롭게 싸워 결과적으로 김대중 대통령 시대를 열었다"며 `보은론'을 폈다.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광주의 선택은 위대했고, 3명의 후보에게 모두 표를 줘서 흔들리는 경선을 붙잡아준 전북의 선택은 아름다웠다"고 평가한뒤 "전남에서 나도 1등을 하고 싶다"면서 "내게 훈장을 달아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지금까지 얻은 표는 제일 적지만 마음은 가장 부자"라며 "나는 민주당과 운명을 같이 한 사람이며, 경선이 끝난 뒤에도 당을 지키고 중심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천=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