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이 자신을 축출했던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하야 사흘만인 14일 오전 대통령직을 다시 인수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TV로 생중계된 재취임 행사를 통해 부통령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부터 정식으로 대통령직을 인수했다. 카베요 부통령이 앞서 몇시간 전 서명했던 차베스의 대통령직 인수령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4시30분(한국 시간 오후 5시30분) 발효됐다. 카베요 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이 이제 자신에게 "허용된 기능과 권한을 계속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으며, 차베스 대통령은 눈물을 머금은 채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TV 카메라를 직시하며 "아직 어리둥절하다. 지금도 이번 사태를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벽 유폐됐던 카리브해의 오르칠라섬에서 헬리콥터편으로 카르카스로 이동, 대통령궁에 재입성했던 차베스는 "우리는 이번과 같은 반혁명 사태가 무었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피와 고통을 가져온 이번 사태가 우리 모두에게 교훈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평화를 촉구한다. 나는 안정과 이성, 그리고 국가 통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간인 복장에 자신의 상징이 돼버린 붉은 색 공수부대 모자 차림의 차베스는 앞서 대통령궁에 복귀한 뒤 "베네수엘라는 독재정치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는 전세계인에게 어제와 오늘의 훌륭한 모습(일)을 보여줬다"면서, "나는 이 같은 사랑을 다시 느끼게 돼 기쁘다. 나는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항상 어러분들과 함께 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페드로 카르모나 임시대통령은 13일 군 특수부대의 압력으로 사임을 발표하면서, 의회가 디오스다도 카베요 부통령을 대통령 권한대행에 임명했다고 말했다. 카르모나 임시대통령은 이날 RCR 라디오 방송 연설에서 "임시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국민에게 사임서를 제출한 후, 의회는 대통령직을 카베요 부통령에게 맡기기로결정했다"고 자신을 3인칭으로 지칭하면서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군의 한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서 추가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군부가 카르모나 임시대통령을 설득시켜 사임토록 했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권좌에서 축출된 직후 대통령에 올랐던 카르모나는 친차베스시위와 군부의 압력으로 불과 27시간만에 대통령직 사임을 발표한 것이다. 카베요 대통령 권한대행은 우니온 라디오 방송에 보도된 취임식 선서에서 "나,디오스다도 카베요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돌아오는 그 때까지 일시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며 "헌법질서는 회복될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르모나 전 임시대통령과 그가 임명한 내각, 지지 장성들은 카베요 대통령 대행 취임 후 군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