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4월19일자)에서 외국 자동차회사들이 중국에 계속 남아있자니 비효율적인 생산구조로 손실은 불어나고,철수하자니 거대한 중국시장을 잃어버리게 될 것 같아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푸조는 12년간의 중국 현지생산에도 불구,매년 적자를 내자 1997년 중국에서 철수했다. 중국진출 19년째인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누적된 손실로 투자확대 및 축소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이에 반해 일본 혼다자동차는 중국의 푸조공장을 인수,현지생산에 나섰다. 한국의 기아자동차는 지난 2000년 현지 합작공장을 설립,프라이드모델을 생산중이며 현대자동차도 오는 2005년 양산을 목표로 현지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자동차 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크지만 비효율적인 비용구조등으로 외국업체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보급률은 1천명당 한대 꼴로 미국의 4백80대,한국의 1백71대에 크게 뒤진다. 중국정부는 자동차시장이 매년 10% 성장,오는 2010년 세계판매량의 10%인 연 6백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중국자동차시장이 △비효율적인 부품공급망 △낙후된 자동차판매시스템 △중국정부의 시장보호정책 등으로 세계 최악의 비용구조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외국기업들의 투자환경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이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자동차산업이 노동집약적이라기보다 자본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도 별 이점으로 작용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관련,매킨지컨설팅 상하이사무소는 "중국의 비효율적인 시장환경탓에 현재의 손실이 미래 수익보다 더 크다"며 현지생산에서 손을 떼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