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올해 은행권 총 흑자규모를 작년의 2배 이상으로 전망한 것은 국내 은행의 수익창출 능력이 크게 개선됐음을 반증한다. 금감원은 최근 3년간 은행권이 95조1천7백여억원의 부실자산을 정리했고 수수료와 이자수익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예대마진=금감원은 이번에 은행권 순이익을 추정할 때 평균 예대마진율과 대손충당금 전입률(순대손상각비/이자수익자산)을 지난해 수준(2.83%,1.38%)으로 가정했다. 이 중에도 중요한 변수는 예대마진율이다. 만약 예대마진율이 지난해보다 0.5%포인트 축소된다면 올해 은행권 총 순익은 7조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마진율은 올 1월 2.86%에서 2월에는 2.82%로 다소 낮아졌지만 전반적으로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대출은 여전히 적자=지난해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중 수수료 부문 수익은 3조8천4백73억원으로 전년보다 25%나 증가했다. 수익에 기여한 정도에서도 수수료 부문이 63.3%로 수위를 차지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에서도 1조3천3백43억원의 짭짤한 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2백55%나 늘어난 규모다. 전체 순이익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21.9%. 반면 기업대출에서는 전년의 7조9백4억원에 이어 작년에도 3조9백8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순익기여도는 마이너스 51%로 순익의 절반을 기업대출에서 까먹은 셈이다. 감독당국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기업대출보다는 가계대출쪽을 기웃거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에서는 국민은행이 총자산(20.7%) 예수금(23.3%) 대출(21.6%) 등 전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선진국 수준에 근접=지난해 은행권의 1인당 당기순익은 5천8백만원으로 2000년(4천3백만원 손실)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HSBC(1억1천1백만원),씨티(6천8백만원) 등에는 못 미치지만 선진국 상업은행의 평균치(미국 4천만원,영국 5천4백만원,일본 3천7백만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자산건전성도 선진국 수준에 가까워졌다. 지난해 은행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4%로 전년(8.0%)에 비해 낮아졌다. 무수익여신비율도 2000년 5.6%에서 지난해 2.8%로 떨어져 선진국(미국 1.21% 독일 1.44% 영국 2.07%)수준에 근접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