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 제일제당 대표이사 사장 > 제일제당은 설탕 밀가루 유지 등의 소재식품에서 출발해 가공식품으로 상품개발을 확대한 국내 최대의 종합식품 회사이다. 가공식품 사업영역도 조미료 육가공 냉동식품 냉장식품 즉석국 등 레토르트 식품으로 거의 전 부문을 망라하고 있다. 이처럼 다변화된 제품군을 내놓고 있어 우유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국내 전 식품회사와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이 지속적인 성장의 관건인 셈이다. 그래서 제일제당은 상품화 계획의 가장 큰 주안점을 '없던 시장을 만들어라'는 '온리 원(only one)' 개념에 둔다. 즉 소비자의 욕구와 필요는 있으나 해당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 최초로 상품을 만들어내어 시장을 창출, 1위를 유지해 나가는 전략이다. 최초의 즉석밥인 햇반, 디저트 시장을 본격 개척한 쁘띠첼, 숙취해소 음료라는 신규 시장을 연 컨디션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골퍼들을 위한 기능성 음료 '스폿(spot)'을 개발하여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신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은 시장과 소비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한 '욕구분석'에서부터 출발한다. 분석결과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다시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심도있는 시장조사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반응과 요구를 제품에 반영하고 합리적인 가격설계를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게 된다. 주부 모니터의 의견이나 사내 조사결과도 제품설계에 반영된다. 또 상품개발시 무시할 수 없는 포인트가 바로 '전자제품의 발전단계'이다. 제일제당은 냉장고가 보편화될 때 냉동식품을 출시했고 전자레인지가 보편화될 때 햇반 레또 등 즉석 제품을 탄생시켰다. 향후에는 가스오븐레인지 등이 보편화될 것에 대비한 냉동생지 등의 신제품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쌀 옥수수 콩 감자 등 원료소재 작물의 세계작황, 국제가격, 국내선호도 등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새로운 변화가 보이면 그 움직임을 파악해 해당 원료를 이용한 상품개발에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 제일제당은 지난 5년간 식품분야에서 총 1백46종의 신상품을 출시했다. 이중 절반이 넘는 52%가 지금까지 생존하고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검증작업을 거쳤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25종, 98년 36종이던 신상품 수는 지난해에 18개로 줄었다. 똘똘하고 생존력 강한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한마디로 제일제당의 1등 전략은 소비자의 욕구가 존재하지만 제품이 없었던 새로운 시장을 발굴해 나가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남들보다 한발 앞선 노력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는 식품사업에서 제일제당이 돋보이는 실적을 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