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전략 일등 상품] 고객마음 읽어야 마켓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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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이끄는 1등 상품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특히 소비자의 욕구와 기호가 끊임없이 변하는 식음료와 단순 소비재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 제품의 뒤안에는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음이 어렵지 않게 드러난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소비재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기업들은 피와 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영원한 1등이란 없다.
끊임없이 새로운 신제품과 히트상품을 내놓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수많은 기업들의 몸부림속에서 '심봤다'를 외치려면 남모르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게 당연하다.
이른바 마켓리더의 전설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상품을 보면 한결같이 바로 이런 '무엇인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1등 제품에는 변덕스런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경영자의 식견과 과감한 투자가 맞물려 있다.
이 두 기둥이 없는 1등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의 히트상품중 롯데제과의 자일리톨껌을 보자.
이 껌은 기존 껌에 식상해 있던 소비자들에게 껌의 혁명을 가져다 주었다.
껌의 모양뿐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완전차별화를 시도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10대와 20대를 겨냥, 폭발적인 인기를 이끌어 냈다.
연간 매출액이 시판 1년만에 1천억원을 돌파했다.
껌의 혁신을 원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않았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었던 '21세기 제과 전설'이 된 것이다.
하이트맥주 역시 '깨끗한 물' 아이디어로 기존 맥주에 식상해 있던 소비자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지하 1백50m 아래에서 끌어올린다는 '천연암반수' 컨셉트는 맥주시장에 혁명을 낳았다.
기존 제품이 이 신제품을 따라잡는데 급급했다.
소비자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제품으로 연결시킨 발빠른 대응이 결국 대박을 안긴 셈이다.
초록매실과 빙과류의 거북이알 등은 틈새시장을 뚫어 1등 브랜드로 자리잡은 대표적인 제품이다.
기존 탄산음료에 젖어 있던 소비자들에게 전통의학서에 나오는 매실을 주원료로 한 음료를 출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때마침 불어온 드라마 '허준' 바람을 타고 초록매실은 활짝 꽃을 피웠다.
이 제품을 내놓은 웅진식품은 탄산과 과즙, 커피가 지배해온 음료시장에 전통과 자연재료의 돌풍을 일으켰다.
이 덕분에 웅진식품은 빚덩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한 '전설'을 갖게 됐다.
제품의 질과 가격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마케팅으로 1등을 굳힌 상품도 적지 않다.
한국야쿠르트의 유제품인 '윌'이 대표적인 사례다.
윌은 위장질환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의 성장을 억제하는 두가지 유산균을 개발, 종균으로 사용한 질 높은 제품이다.
위암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원인균은 우리나라 성인의 55% 이상이 감염돼 있다.
진로의 '참이슬'은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숯으로 여과과정을 거쳐 잡맛을 없애 소주의 품질을 한 단계 높임으로써 시장을 리드했다.
국순당의 백세주도 술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양주와 소주 위주의 술시장에 한약재를 넣음으로써 대중주의 질을 높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백세주 사례는 상품개발때 외국제품을 벤치마킹하는데 열을 올리던 기업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큰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히트상품과 달리 흔들림없이 오랜 전통을 꾸준하게 이어온 기업의 제품도 1등을 지키고 있다.
동양제과의 초코파이, 롯데칠성음료의 사이다, 오뚜기의 마요네즈, 동서식품의 맥심커피, 애경산업의 세제 트리오 등이 그것이다.
"원하는 것을 모두 찾을 수 있는 상품과잉시대에 1등 상품의 자리에 오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하지만 1등자리에 오르는 상품은 반드시 있다. 고객의 욕구를 끊임없이 조사하고 이에 대응한 상품을 내놓는 기업만이 1등 자격이 있다"는 마케팅전문가들의 지적은 음미해볼 만하다.
더욱이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변한다는 디지털시대에 소비계층을 세분화하고 이에 정교하게 대응해야만 성공하는 제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