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하나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차세대 진단장치인 '랩온어칩'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디지탈바이오테크놀로지(대표 장준근·www.digital-bio.com)는 랩온어칩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간시설인 '마이크로·나노팹'을 설립했다고 16일 밝혔다. 랩온어칩은 최근 바이오기술이 크게 발달하면서 향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디지탈바이오테크가 지난 6개월여동안 10억원 가량을 들여 완공한 20여평 규모의 마이크로·나노팹은 연간 랩온어칩 18만개,월 1만5천개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 마이크로·나노팹 완공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랩온어칩 시장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디지탈바이오테크 장준근 사장은 "지금까지 국내 랩온어칩 생산기반 시설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센터와 일부 대기업만 갖고 있어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다"며 "이번 마이크로·나노팹 설립으로 향후 제약 화장품 화학 생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랩온어칩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플라스틱 소재의 기존 랩온어칩에 이어 향후 유리나 실리콘 소재로 응용분야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장 사장은 "해외에서도 랩온어칩 전문 생산라인을 갖고 있는 회사는 3∼4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지탈바이오테크는 마이크로·나노팹 준공을 기념해 '랩온어칩 상용화와 파운더리 서비스를 위한 워크숍'을 18일 오후2시 서울대 엔지니어하우스에서 연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 [ 용어풀이 ] ▷랩온어칩(Lab on a chip)은 칩 하나에 실험실을 올려놓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톱만한 크기의 칩으로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플라스틱이나 유리 소재를 사용해 나노(10억분의1)리터 이하의 미세 채널을 통해 극미량의 샘플이나 시료만으로 실험을 할 수 있다. 피 한방울로 암을 진단하거나 백혈구와 적혈구의 수를 측정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