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한 애널리스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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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호전기업의 주가를 쫓아가며 목표가를 올리는 현실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불과 반년도 채 안되는 동안 목표주가를 4배이상 높여야 했다는 한 애널리스트(LG투자증권 박진 연구원)의 넋두리성 고백이다.
올해 증시의 '화제'중 하나는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홈쇼핑업체의 주가 움직임.LG홈쇼핑과 CJ39쇼핑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5만원선과 2만원 이하였다.
그러나 박 연구원을 포함해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그 당시 목표가를 6만∼7만원과 3만∼4만원선으로 제시했었다.
현재 목표가가 21만원과 12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틀려도 너무 빗나갔다.
불과 반년만에 벌어진 일이다.
박 연구원은 홈쇼핑업체,특히 코스닥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분석상 오류를 초래했다고 시인한다.
특히 홈쇼핑산업이 도입단계에서 성장단계로 넘어가는 첫번째 변곡점의 의미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이렇다 보니 목표주가를 산정할 때도 대형 오프라인업체의 지표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홈쇼핑업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고민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상승에서 성숙단계로 접어드는 두번째 변곡점을 알아맞혀야 하기 때문이다.
두번째 변곡점에서는 과대 평가의 오류를 범할지,아니면 첫번째 실수를 만회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최근 들어 증시가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겐 소위 '먹을게 없는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홈쇼핑업체처럼 빈번하게 목표가를 높여 잡는 종목은 상투(꼭지)를 고려해야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몫이 아니다.
더욱이 증권사 추천종목들은 상당폭 올라 있어 외국인 기관 등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상대적 박탈감도 그래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 애널리스트의 솔직한 심경 고백은 투자자들에게 신선한 느낌을 던져주고 있다.
앞으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좀더 시의적절한 세일즈(분석보고서)에 나서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성태 증권부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