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수급, 중기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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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삼성전자. 실적장세로의 진입을 가늠하는 두 변수다.
최근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수급장세에서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
대세상승에 대한 이견은 많지 않지만 실적장세로 이동과정에 대한 견해는 차이를 드러낸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증시가 한단계 레벨업될 것이라는 의견과 기간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지난주 악화된 수급이 개선된 가운데 본격적인 실적장세로의 진입 여부는 오는 19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에도 늦지 않아 보인다.
16일 900선을 재탈환한 종합지수는 추가 상승을 도모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실적발표 전까지 탄탄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일단락된 점은 장세주도권을 가진 기관의 운신폭을 넓혀줄 것이다.
지난달 말 이래 여러 차례 실패한 900선 안착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잇따라 발표되는 개별 기업 실적에 관심을 두고 기관선호주에 대해 매수관점을 유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금융주의 경우 추가조정은 매수기회를 제공하겠다.
◆ 수급 개선 = 지난주 4월물 옵션만기일 전후에 생긴 수급균열이 완화됐다. 이에 따라 종합지수도 지난주 내놓은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고 전고점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번주 들어 대량의 매도 공습으로 수급 충격을 가한 외국인 매도세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열흘만에 삼성전자에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매도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가 일단락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또 이달 초 증시가 조정을 겪으면서 주춤하던 기관으로의 자금 유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어 긍정적이다. 주식에 60% 이상 투자해야 하는 순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증가하고 있고 정통부 등 연기금 자금도 조정을 기다리고 있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투신운용사와 자산운용사의 순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9조3,711억원을 기록했다. 증시가 하방경직성을 강화함에 따라 일주일 전보다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기관 매수 여력 증대와 외국인 매도 일단락이라는 수급 여건 개선은 조정시 매수 관점을 유지하고 있는 개인 매수세와 더불어 강세 연장을 지원하겠다.
다만 해외 증시 불안, 가격부담, 수급의 '변덕' 등을 감안할 때 강력한 매수주체가 실적장세로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하리라고 기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 삼성전자의 '힘' =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가 종합지수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에 달한다는 추정과 함께 나흘 연속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에도 지난 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을 분석과 함께 40만원선을 돌파하며 종합지수 900선 돌파를 주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1조4,000억원대에서 이달 초 1조7,000억원대로, 다시 2조원대로 상향 조정을 거듭되고 있다.
이번주에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나섰다. 메릴린치증권은 실적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평가,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도이체방크는 12개월 목표주가를 기존 44만원에서 52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이 같은 평가가 이날 매수를 재개한 외국인을 자극할 지 주목된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지난해 미국 테러 이전보다 낮은 55%를 하회하고 있어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실적발표 전까지 장세를 주도하며 증시에 버팀목 댈 공산이 크다. 다만 분기 실적이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된 터라 발표 이후의 방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 단기 접근이 요구되는 이유다.
한편 화요일 뉴욕증시 장 마감 후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인텔이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전망치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뉴욕에 앞서 국내 증시와 외국인의 반응이 삼성전자 탄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