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락쪽으로 가닥을 잡고 1,320원대 초반으로 미끄러졌다. 사흘째 하락하고 있는 셈. 외국인이 1,000억원대의 강한 주식순매수를 보이고 주가 폭등 등 주식시장이 환율 하락 분위기를 강화시켰다. 시장 정서에 의해 주도되는 장세다. 엔화도 강세를 보이며 달러당 한때 130엔대로 진입하기도 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90원 내린 1,321.7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역외 매도세가 개장초 기선을 제압한 뒤 외국인의 강한 주식매수가 달러매도(숏)마인드를 강화했다. 그동안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로 인해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1,330원대까지 상승했던 움직임이 본격적인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물량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아 추격매도는 부담스러운 가운데 일시적인 달러되사기(숏커버)도 진행됐다. 외국인 순매수 확대와 물량 공급 여부가 오후장 1,320원 테스트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 달러/원 환율은 엔 강세를 따라 1,320원대로 하락, 1,327.50/1,328.50원에 마감했다. 이와 함께 엔화 강세로 전날보다 2.50원 낮은 1,323.10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323.50원으로 반등한 뒤 매도공세 강화로 10시 11분경 1,320.80원까지 흘러내렸다. 이후 달러되사기(숏커버)와 결제수요 등이 추가 하락을 저지하자 소폭 반등한 환율은 1,321원선에서 둥지를 틀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기준율대비 환율 수준이 낮아 결제비드가 붙고 역외매도세 등으로 시중 포지션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며 "그동안 1,320원대 후반에서 1,330원대가 외국인 주식순매도로 유지됐으나 이가 반전되면서 시장 정서가 아래쪽으로 몰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320원에 강한 경계감이 드러나고 있어 오후에는 1,320∼1,323원에서 거래될 것"이라며 "내일이나 모레에 걸쳐 하락세가 이어지 것으로 보이며 1,310∼1,315원이 타겟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네고와 결제는 많지 않은 상황이며 하락 분위기가 강화될 여지가 크다"며 "오후에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강해지면 반등은 어려워 보이며 1,319∼1,322.5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뉴욕에서 131.16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한때 131엔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달러/원의 하락에 약간 영향을 가했다. 닛케이지수의 상승이 연장되면서 장중 130.85엔까지 떨어졌던 달러/엔은 소폭 반등, 131엔대 초반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엔은 낮 12시 7분 현재 131.11엔을 기록중이다. 이와 함께 국내 주식시장도 환율 하락을 적극 돕고 있다. 외국인은 개장초부터 강한 주식순매수에 나서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1,563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키고 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는 12억원의 매도우위다. 주가는 전날보다 28.29포인트, 3.14% 오른 929.58을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