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은 작년말 현재 총자산 34조9천5백40억원을 보유한 우량 은행이다. 지난해 1천9백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은행의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1.18%로 제일 신한은행과 함께 시중은행 최고 수준이다.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한미은행도 실적호전 대열에서 예외가 아니다. 지난 1·4분기에 1천5백75억원의 충당금적립 전 이익을 거뒀다. 작년 동기 대비 10.5% 늘어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9백23억원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4백5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 목표인 3천억원의 당기순이익 달성을 낙관할 만한 성적이다. 이익은 늘어나는 반면 자산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1분기 말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2.5%로 전년 동기 대비 5.1%포인트나 낮아졌다. 작년 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5% 수준까지 끌어올린 가계여신 정책이 아직도 유효하고 신세계백화점 카드부문 인수로 경쟁은행에 비해 강점을 지닌 신용카드 수수료 부문의 호조도 지속되고 있다. 한미은행은 2억달러 규모의 해외DR(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지에서의 로드쇼를 시작했고 오는 25일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DR가 성공적으로 발행되면 자본금 규모가 커지고 해외시장에서의 신인도도 높아져 향후 은행 합병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전망이다. 한미은행의 주가는 연초 이후 1만2천∼1만3천원에서 장기간 횡보해 왔다. 수익성 건전성 측면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주가 측면에서 특별한 모멘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차 은행권 합병이 다시 시장의 화두로 대두되면서 한미은행은 장기횡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말 63%대에 이르다가 현재 59%대까지 내려온 외국인 지분율도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이 재매수에 시동을 걸면 그 대상은 한미은행을 비롯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 은행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