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2:51
수정2006.04.02 12:53
세계 유수대학 MBA출신 외국인들로 구성된 미래전략그룹은 삼성의 독특한 '싱크탱크'다.
미래전략그룹은 해외 우수인력을 영입해 그룹내 국제화 마인드를 확산하고 새로운 시각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97년 구성됐다.
해외경영자를 양성한다는 목표도 있었지만 현재는 각 계열사에 대한 내부 컨설팅집단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다.
25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전자 생명 증권 등 각 계열사로부터 외부에 맡기기 부적합하거나 해외기업지식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전자 계열사에서 의뢰받은 35건 등 모두 83건의 프로젝트를 컨설팅했다.
'반도체시장 전망 및 미래사업모델 수립'과 같은 전략기획프로젝트가 제일 많다.
신규사업개발이나 신규시장 개척,시스템구축 등에 대한 해법도 제시해준다.
이들은 특히 해외기업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토대로 상당히 실무적인 대안을 내놓아 호평받고 있다.
삼성은 하버드대와 와튼스쿨 등 미국내 8개 대학과 영국의 런던비즈니스스쿨,스위스의 인시아드 등 세계10대 일류 MBA과정 출신들로 미래전략그룹 인력 선발대상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매년 이들 대학 졸업자 수천명의 이력서를 검토한뒤 2백명에게 설명회 안내장을 보낸다.
1차 면접을 통해 이들 가운데 50명 정도를 골라내고 그 중 20명에게 입사를 제안한다.
이들중 10명 가량이 최종적으로 입사한다.
전자나 금융분야 경력을 중시하고 출신지역도 감안한다.
고르고 골라서 뽑은 우수 인재들이다.
삼성전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우수인력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00년에는 와튼스쿨출신 1백명에게 설명회 초청장을 보내 이들중 15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9명에게만 초청장을 보냈는데 65명이 몰려들었다.
전체 참석자 수도 2000년 89명에서 3백3명으로 늘어났다.
인력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곳을 거친 인력들은 2년 혹은 4년간 근무한뒤 계열사에 입도선매된다.
한번 컨설팅을 받은 회사에서는 그 컨설턴트에게 추가 프로젝트를 맡기는 경우가 많아 인연이 깊어진다.
그러다보면 해당 회사의 입사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게 된다.
삼성은 이들이 궁극적으로는 그 기업의 글로벌경영자로 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임원인사에서 미래전략그룹 출신인 데이비드 스틸을 본사의 첫 임원으로 선임해 화제를 뿌렸다.
배병률 상무는 일류 MBA출신끼리 모아 놓은 점을 미래전략그룹의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