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가구박람회인 이탈리아 가구박람회(Fiera MILANO)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밀라노에서 열렸다.


올해는 가정용 및 사무용 가구전이 함께 열려 그 어느 해보다도 규모가 컸다.


전체 면적 3만9천여㎡에 세계 각국에서 2천개의 업체가 참가했다.


하루 평균 18만명의 관람객이 각국에서 찾아와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밀라노 가구박람회는 참가업체 2천개중 10%가 약간 넘는 2백20개만이 외국업체들의 몫이다.


이마저도 선진국 가구 전문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한국의 가구업체 관계자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부스를 마련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2년째 부스를 갖고 세계 가구시장에 당당히 얼굴을 내민 국내 가구업체가 있다.


지난 91년 설립돼 어린이 가구를 만들고 있는 도도가구가 바로 그 기업.여성 디자이너 출신인 길준경씨(42)가 '한국의 자존심'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길 대표는 지난 99년 밀라노 가구박람회 조직위원회에 참가신청을 냈다.


연간 매출액 30억원에 불과한 업체의 당돌한 도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조직위원회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2년 뒤인 2001년 "독특한 디자인력을 인정한다"는 평가와 함께 참가를 허락했다.


첫 해에는 개막일에 임박해 부스를 줄이도록 강요하고 인테리어 작업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처리하지 못하게 하는 등 텃세가 심했다고 길 대표는 회고했다.


하지만 모든 수모를 꾹 참았다.


올해는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전시회 개막 첫날 세계적 어린이 유아용품 회사인 치코(Chicco)사에 전시품이 모두 팔렸다.


이 회사의 피에르 카텔리 회장(82)은 어린이용 소파 샘플도 제작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 분야에 매달려 세계시장에 도전한다면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도도가구가 보여주고 있다.


밀라노=이계주 산업부 벤처중기팀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