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디지털기술의 경연장에서 생생한 IT(정보기술) 교육장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IT 분야 국내 최고·최대의 '제21회 국제 컴퓨터·소프트웨어·통신 전시회(KIECO 2002)'가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살아있는 IT 교육장으로서 손색없는 면모를 과시했다. 둘째날인 17일에도 미래의 첨단 멀티미디어기술의 진수를 맛보려는 관람객들의 행렬로 전시장이 북적거렸다. 이번 전시회는 19일까지 계속된다. ○…이날 세계 최초로 미라(Mira) 디바이스를 선보인 삼보컴퓨터 전시부스에는 영화에서나 보았던 '첨단 미래상'을 직접 체험하려는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미라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차세대 가정용 운영체제(OS). 삼보가 개발한 이동형 모니터 '페르마타(Fermata)'는 집안에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모니터를 무선전화기처럼 들고 다니면서 인터넷 문서작성 음악청취 등 모든 PC작업이 가능하다. 홍봉룡 삼보기술연구소장은 "오는 11월께 12인치 모니터의 미라 전용 디바이스를 40만원대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보컴퓨터 전시관을 찾은 김준철씨(28)는 "데몰리션맨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디지털기기를 직접 만져보고 시연해 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람 시작시간(오전 10시) 전부터 행사장 주변은 전시장을 찾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일반인들은 물론 군인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특히 수도권에 위치한 중·고등학교에서 단체관람을 나온 학생들이 많았다. 서울 이태원동에 소재한 서울디지텍고의 경우 5백여명의 전교생이 KIECO 전시장을 찾았다. 이 학교 교사 지용배씨(42)는 "1년에 2~3차례 학생들과 IT관련 전시장을 찾는다"며 "특히 국내 IT관련 전시회 중 역사가 긴 KIECO는 다양한 IT 신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살아있는 교육현장"이라고 말했다. 고교 2년생인 김민석군은 "게임을 즐기면서 재밌게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다양한 교육용 소프트웨어들이 흥미롭다"며 자신도 학습에 도움이 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외 바이어들은 이날도 전시부스를 돌며 열띤 구매협상을 벌였다. 개인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중국 영하회족자치구(寧夏回族自治區) 방문단을 비롯 홍콩 일본 미국 등지의 바이어들이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전시장을 둘러봤다. 중국에서 온 퉁닝청씨(童寧成·46)는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의 IT산업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KBS MBC 등 국내 방송사들은 물론 해외 취재진들이 뜨거운 취재경쟁을 벌였다. 방송사들은 동화나 소설 등을 영어로 읽어 주는 소프트웨어 등 톡톡 튀는 중소·벤처기업들의 제품을 집중 취재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