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일자) 외환자유화 시대의 위험관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의 외환시장 중장기 발전방안이 엊그제 발표됐다.
오는 2011년을 완전자유화 목표연도로 하고 개인 기업 금융기관의 외환거래를 순차적으로 자유화해간다는 시간표다.
내용적으로는 외환거래와 관련된 각종 행정규제를 완화하고 국내 외환시장을 육성하며 원화의 국제화를 포함한 외환시장의 완전 자유화를 달성하겠다는 3대 과제가 골격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역규모가 세계 10위권에 들어설 정도이고 외환거래 역시 이에 걸맞게 자유화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추진일정이 다소 늦었다고 할 망정 그 속도가 빠르다고 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싱가포르나 홍콩의 외환시장 규모가 우리의 10배,7배에 달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더라도 국내 외환시장을 조속히 육성,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은 정부보다 민간 금융기관이나 국내외 투자자들이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긴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가 외환자유화 목표를 OECD 중상위 수준으로 정하고 앞으로의 일정을 명확하게 제시한 것은 그런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문제는 정부와 민간이 외환거래가 자유화되는 수준에 걸맞게 각종 위험관리 시스템을 얼마나 충실하게 확보하느냐 하는 것이라 하겠다.
해외송금과 투자가 자유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충분한 정보와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도 가져봄직 하다.
각종 규제가 그물처럼 얽혀있는 지금도 외환관리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지적이 없지않은 게 현실이고 보면 복잡한 외환의 흐름을 치밀하게 모니터할 수 있는 기구와 제도를 갖추는 것은 서둘러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해외거래가 많은 기업들로서도 대비해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역거래에 따른 통상적인 환위험 관리조차 무방비 상태인 기업이 적지않은 게 현실이고 보면 더욱 그럴 것이다.
외환거래 자유화는 기업 재무관리 전반에 위험성과 불확실성을 높여갈 것인 만큼 국제거래의 증가추세에 부응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겠다.
외환거래와 관련된 한두건의 사소한 실수가 회사의 존망까지 흔들게 된다는 것을 외환자유화 시대의 재무책임자들(CFO)은 잊어서는 안된다.
해외투자의 자유화는 더욱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투자와 관련해서는 벌써부터 적지않은 불법사례와 사기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각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은 '자유화,곧 위험'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는 투자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