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드라마와 음악요법을 정신과 환자치료에접목한 정신의학계의 태두(泰斗)인 효산(曉山) 유석진(82) 박사가 17일 평생 모은장서 1만5천권을 서울대병원에 기증했다. 유 박사가 기증한 장서에는 지난 50년대 어린이 정신의학 관련 서적과 1962년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한 `신경정신의학' 창간호를 비롯, 초창기 국내 정신의학계의 중요 단행본 및 간행물이 다수 포함돼 있다. 유 박사는 "60여년간 정신의학계에 몸 담으며 애지중지하게 모아온 소장품"이라며 "후학들의 연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병으로 가료중인 유 박사는 지난 44년 서울의대의 전신인 경성제국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49년부터 53년까지 서울의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55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신경정신과를 개원해 지난해 초까지 환자들을 돌봐왔다. 유 박사는 음악,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 대한 재능과 관심을 바탕으로 지난 82년 임상예술학회를 창립, 일본과 미국의 임상예술학회와 교류하면서 국내최초로 사이코드라마와 음악요법을 환자진료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그는 또 약물과 심리치료에만 의존해오던 정신과 환자들을 시장, 음식점 등으로데리고 나가 치료하는 `사회현장 치료법'을 처음 시도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겨 국내 정신의학계에 태두로 불려왔다. 기증식은 오후 3시 서울대병원 회의실에서 유 박사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해 유박사의 음악요법에 큰 도움을 준 부인 김명희(77)여사, 박용현 서울대병원장 등이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기증식에 이어 병원 의학박물관 1층에서는 장서를 보관할 `효산 의학사료실' 개소식과 유 박사의 업적을 기려 만든 흉상 제막식도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