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류상품] (기고) '일류상품 생산 기업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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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환 < 산업자원부 장관 >
세계 골프계에서 미국의 타이거 우즈만큼 신나는 사람이 있을까.
그는 최근 미국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또 한번 그린 재킷을 입었다.
이번 대회 2등은 레티프 구센에게 돌아갔다.
구센은 불과 3타차로 우즈에게 무릎을 꿇었다.
1등과 2등의 실력은 그야말로 종이 한장 차이지만 그 결과는 무척이나 다른 것 같다.
우즈는 부(富)와 명성을 한꺼번에 쥐게 된 반면 구센을 기억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제 눈을 국내로 돌려보자.
우리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노력을 가속화하면서 상품의 고급화와 다양화에 노력했지만 아직 그 성과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1위인 일등상품수는 미국 9백24개, 일본 3백26개, 대만 1백22개인 반면 우리는 76개에 불과하다.
이러다보니 우리의 전체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의존해 반도체 가격변동 등 국제여건 변화에도 매우 취약한 구조이다.
어떠한 변화에도 견딜 수 있는 기술 브랜드 특허 등 독점적 우위요인이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2005년까지 5백개의 일류상품을 발굴, 육성하기로 하고 금년 2월까지 2백20개의 상품과 1백97개 세계일류상품 생산기업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첨단기술로 무장된 다품종 소량생산 기업이며 우리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느냐의 여부는 민.관.학의 공동 노력에 달려 있다.
정부는 이들 기업에 대해 국.영문 인증서 수여, 산업기술 개발상의 우대, 전문전시회 참여 지원 등 다각적 지원을 강화해 갈 것이다.
일류상품 개발이 궁극적으로 기업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에 대해서도 몇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우선 현실에 안주하며 자만하지 말고 끊임없이 신제품 및 기술개발에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신기술의 발전에 따라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단축되는 상황에서는 조금만 방심하면 어렵게 올라온 지금의 자리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품질의 고급화.다양화와 함께 상품의 제값 받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제품의 품질은 외국 제품보다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로 노력하다 보니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가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노력해 달라는 것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전략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넷째 해외 마케팅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
무역장벽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전자무역(e트레이드)과 전문 전시회 참여 등 시장개척 노력이 있다면 세계 시장은 언제든지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 일류기업은 기술 뿐만 아니라 판매 및 마케팅 경쟁력도 높은 기업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노사화합과 학습문화 정착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고 경영목표 달성에 참여하는 분위기 정착에 각별한 노력을 당부한다.
우리 모두는 세계일등.일류만이 부가가치와 국부를 창출하여 나라와 국민에게 참되게 봉사할 수 있게 된다는 투철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