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2:51
수정2006.04.02 12:53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역사적으로 큰 사건이 터질 때 마다 투자자들은 과거의 주식시장의 역사를 연구함으로써 현재의 주식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려한다.
유명한 작가인 마크트웨인이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일정한 리듬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듯이 투자자들은 과거 주식시장의 역사적 교훈을 가장 큰 "참고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아메리칸헤리티지매거진의 존 스틸 고든 편집장은 "대체로 증시는 9.11 테러사태와 같은 "충격적 사건"이 벌어졌을 때마다 비슷게 반응한다"며 "시장은 큰 충격에도 불구하고 살아움직이는 것 처럼 원래의 가치대로 돌아오는 성질이 있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 이후 일주일만인 9월 17일 재개장한 미 증시에서 다우존스평균주가지수는 7.1%(684.81포인트)나 하락했다.
또 9월 21일 다우지수는 8235.81까지 떨어지며 1933년 이후 최대의 주간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이후 다우지수는 20% 정도 오름으로써 다시 회복했다.
이렇게 큰 충격이후 주식시장은 역사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여왔다.
그리고 빠르게 회복했다.
아래의 여러 가지 예가 이를 증명한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국제 유가는 급등했고 다우지수는 급락했다.
그러나 걸프전쟁에서 이라크가 패한 1991년 증시는 다시 반등했고 유가도 떨어졌다.
시카고 대학의 스티븐 카플란 금융담당 교수는 "9.11테러와 같이 1962년 쿠바의 미사일 위기와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도 미국 국민들을 혼란의 도가니에 몰아넣었지만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를들면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케네디 대통령이 밝힌 뒤 다우지수는 1.9% 하락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의 해상봉쇄를 명령하고 쿠바로부터 핵무기 미사일이 어떤 국가에 발사될 경우 소련에 대한 공격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그후 4개월 뒤 다우지수는 21.3% 상승했다.
리서치회사인 카토의 알랜 레이놀드씨는 "당시에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우리는 곧 다시 일어났다"고 회고했다.
또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이 발생한 다음날 다우지수는 2.9% 하락했지만 2개월뒤 12.4% 올랐다.
일본이 진주만 공격을 감행한 다음날인 1941년 12월 8일 다우지수는 3.5% 떨어졌다.
그러나 1942년 4월에 증시는 바닥을 치기시작,1년후에 다시 회복했다.
1950년 한국전쟁 때 북한군이 38선을 밀고 넘어온 다음날 다우지수는 4.7% 하락했다.
하지만 한달 뒤 다우지수는 2.4% 상승했다.
9.11테러의 경우도 아직 1년이 안된 상황에서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경제는 회복되고 있다.
로체스터 대학의 시몬스쿨 윌리엄 슈워트 재정담당 교수는 "가장 큰 충격이란 전쟁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경제붕괴로 부터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난 테러여파로 여행산업은 확실히 침몰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위의 역사적인 사건과 그에 따른 증시의 흐름을 1백% 믿어서는 안된다.
미 증시를 움직이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이다.
밴더빌트 대학의 피터 루소 경제역사학 교수는 "1929년과 1987년의 경제침체기를 보면 당시 보다 현재가 경기하강과 경기회복의 사이클이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1929년 대공황으로 미 경제가 침체됐지만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오히려 금리를 올리는등 경제정책에서 실패했다.
이와같이 경제적 환경과 정부의 정책도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리=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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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Should History Be My Guide?"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