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솔루션주의 주가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코스닥시장 상승률에 비해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선뜻 저평가 공감대 형성도 여의치않은 모습이다. 수요의 대부분이 2/4분기 이후에 집중된 탓에 아직 수익개선을 검증받지 못하고 있어 본격적인 모멘텀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 하드웨어 부문에 비해 경기후행적 성격이 강하고 △ 업체 난립과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 인원 과잉 등 비효율적 기업구조 등이 업황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직 비수기로 본격적인 모멘텀이 없다는 점이 부담스러워 업황 호전이 감지되고 있는 최선두 기업으로 '관심 좁히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 1/4분기 실적 영향 미미, 4월 실적 확인 필요 = 대부분 업체의 부진이 지속된 것으로 추정된 가운데 최근 몇몇 업체의 실적 호전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최근 로커스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 1/4분기 사상최초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나 주가는 여전히 9,000원대 후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 지난해 소프트웨어 업계의 극심한 실적부진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아 확실한 징조를 보이기 전에는 현재의 무관심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양증권 성태형 연구원은 "최근 다우데이타, 한글과컴퓨터, 휴먼컴 등이 턴어라운드를 주장하며 활발한 기업설명회를 열고는 있으나 시장의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며 "1/4분기 흑자전환했어도 지난해 워낙 안좋았던 것과 비교한 것이라 투자메리트가 호전된 것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성태형 연구원은 "인터넷과 마찬가지지만 4월까지는 실적추이를 점검해야 한다"며 "이들 업종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는 2/4분기 실적까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증권 김희연 연구원은 "소프트웨어는 하반기 정도에 가서야 실적 개선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현 주가가 단기적 저점은 되겠지만 다른 부문의 상승세가 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빨라도 실적이 가시화되는 2/4분기 말쯤 매수를 고려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고유리 연구원도 "1분기 실적이 좋은 곳이 있지만 경기 회복으로 속단하기는 아직 힘들다"며 "대부분 하드웨어를 판매하면서 소프트웨어를 끼워파는 관행이 많아 지금 주가를 싸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 차별화 접근 필요, 신규등록 관심 =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계를 전체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수익성이 우수한 일부 업체로 관심을 좁히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000년 코스닥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면서 장미빛 비전과 함께 몸집을 크게 불렸던 초창기 대표주자의 경우 경쟁 격화와 인건비 등 고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당분간 큰 폭의 실적 호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LG투자증권 오재원 선임연구원은 "매출보다는 팔아서 얼마나 남기는지를 가리키는 매출총이익률과 함께 판매관리비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며 "최선두 업체의 경우는 실적 개선 기미가 최근 확실히 감지되고 있어 조만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재원 연구원은 보수적 운영으로 고효율 경영에 성공해 올해 실적 호전폭이 클 것으로 보이는 케이비티, 씨오텍, 더존디지털, 안철수연구소 등을 유망기업으로 꼽았다. 또 해외수출 모멘텀이 기대되는 정소프트, 나모, 미디어솔루션, 하우리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등록한 핸디소프트, 이네트 등은 공격적 경영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현대증권 송정섭 수석연구원은 "CRM 및 전자상거래 솔루션의 도입에 대해 효율성 자체가 의심받고 있고 그룹웨어, 워크플로우 제품의 가시적 성장도 힘들어 보인다"며 "이네트는 시장수익률 하회, 핸디소프트는 시장평균의견을 당분간 상향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고유리 연구원은 "이네트, 버추얼텍, 인디시스템, 피코소프트 등 인터넷 솔루션 업체의 수익구조가 망가졌다"며 "휴먼컴 등이 사업전환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에 대한 탈출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더존디지털, 뉴소프트기술, 씨오텍, 퓨쳐시스템 등이 관심을 받고 있으나 하반기가 되야 구체적 윤곽을 알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양의 성태형 연구원은 "정소프트, 안철수연구소 등이 꾸준한 관심을 받는 것은 지난해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양호한 현금흐름과 꾸준한 질적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