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洸 < 한국외대 경제학 교수 / 前 보건복지부 장관 > 우리 모두 부자되기를 원한다. 그러면 어떻게 부자가 되는가? 소득이 많으면 부자가 된다. 소득이 많으면 부자가 되는 것은 아는데,문제는 우리가 소득이 무엇인지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데 있다. 일전에 소장 경제학 교수 몇분과 담소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소득의 정의를 어떻게 가르치느냐"고 물어 본 적이 있다. 다들 의외의 표정이었고,시간이 상당히 지나도 침묵은 계속됐다. 만약 노사협상 현장에서 노와 사에게 소득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하면 어떠한 대답이 나올까? 소득이 무엇인가,그리고 왜 각자가 얻는 소득에 큰 차이가 나는가? 소득은 자신이 타인에게 무엇인가를 베푼 것에 대한 보상이다. 남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해 남을 도움으로써 얻는 것이 소득이다. 따라서 큰 소득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그 필요를 충족시켜 주어야만 한다. 남들이 필요로 하는 바 그 무엇을 제공하는 것과,내가 얻는 소득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획득하고,다른 사람들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 재능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대학을 다니면서 밤새워 공부하는 것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기술을 획득하고 재능을 개발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 결과로서 고등학교 졸업자에 비해 대학 졸업자가 높은 소득을 얻게 된다. 왜 사람들 간 얻는 소득의 규모에 큰 차이가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먼저 지적돼야 할 사항은 사람들이 여러 측면에서 서로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생산능력,선호체계,일생 동안의 각종 기회,전문적기술의 습득 정도,위험에 대응하는 자세,자신이 타고난 행운 등등 많은 측면에서 사람들마다 서로 크게 다르다. 이러한 차이가 결국 자신이 보유한 남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양과 질에 차이를 가져오므로,그 서비스의 제공으로 얻는 소득에서도 자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고소득자들은 남들을 착취함으로써 높은 소득을 얻는다고 일부 사람들은 잘못 믿고 있다. 남들이 필요로 하는 바 그 무엇을 제공한 것에 대한 보상의 결과가 소득의 획득임을 이해하면,고소득자들은 남들을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크게 도와주거나,많은 사람들의 번영을 도모해 준 사람들임을 알 수 있다. 사업가들이 큰 돈을 버는 경우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좋은 질의 재화를 싼 가격으로 제공하는 경우다. 빌 게이츠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것은 그가 최고성능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PC 사용자들에게 크게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엄청난 소득을 획득했지만,그는 그 어느 누구도 착취한 일이 없으며,그가 한 일이 있다면 성능 좋은 소프트웨어의 개발로 지구상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우리 노동자들은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구호를 크게 외침으로써 더 높은 소득을 얻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 공장을 닫고 길거리에 나섬으로써 소득이 창출되는 경우는 결코 없다. 사업장 내에서 작업이 계속될 때만 소득이 얻어진다. 생산적 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소득을 얻는 길은 누군가의 소득을 감소시켜 자신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소득이전행위를 통해서다. 각국 정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소득이전정책을 펴고 있다. 문제는 소득이전정책이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는데 있다. 첫째,소득이전의 규모가 커지면 경제성장이 저해된다. 둘째,소득이전제도가 확립된 후 수혜자가 소득이전을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소득이전의 실질적 혜택이 소멸되게 되므로 정부가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도 수혜자가 실제로 얻는 것은 거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셋째,예상하지 못한 재해의 발생으로 초래되는 역경에 대비해 마련된 것이 소득이전인데,이러한 소득이전제도가 오히려 역경에 빠지는 것을 방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소득이전제도는 그 자체로서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개인을 부자되게 하는 방법이 아니며,개인을 부자되게 하더라도 국가를 가난하게 하는 방법이다. choik01@cholli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