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노무현 후보가 잇따라 향후 대선전략과 관련해 의미있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노 후보는 18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오래전부터 (김대중 대통령과)차별화하라는 권고를 들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되며 정책의 큰 흐름과 방향은 민주당이 옳은 만큼 불리하더라도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그는 경지지역 지구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불안해 보이거나 가벼워 보이는 부분에 대해 '사람이 영 달라졌네'라는 말이 나오도록 바꿔나가겠다"며 "아마 보수적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대선에서 되풀이돼온 '현직 대통령 때리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과격한 이미지를 순화시키겠다는 의미다. 노 후보 스스로 언급했듯이 지나치게 개혁에 무게를 실어온 정치행적으로 인해 형성된 급진적 이미지와 잇단 '설화'로 이어지는 '가벼운 입'은 본선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정대철 고문은 "노 후보 주변에 중량감과 안정감 있는 인사들을 집중 배치해 유권자들을 안심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선과정에서 '노풍(盧風)'의 진원지 역할을 해온 '노사모' 등 사조직과 당 공조직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도 관심사다. 민주당은 지도부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당을 후보중심체제로 재편하고 대통령선거준비기획단을 조기 출범시키는 등 선거체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미 정책위와 전략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공약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6월1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는 첫 시험대다. 노 후보 스스로 "PK지역 시·도지사 선거에서 1석도 건지지 못할 경우 재신임을 받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지방선거 성적은 노 후보의 진로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