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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간 100%.
종합지수 상승률이다. 지난해 9월 미국 테러 이후 급락한 종합지수는 사상 최저 금리를 기반으로 한 유동성과 경기회복 기대를 거치며 실적장세로 진입을 시도중이다.
지난해 9월 17일 종합지수는 468.76을 저점으로 남긴 이래 별다른 저항없이 계단식 상승을 거듭했고 18일에는 고점을 937.61로 높였다. 7개월 사이 정확히 두 배가 된 셈이다.
종합지수 1,000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지난 1/4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 실적은 조정의 단초를 제공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실적은 어느 정도 반영된 상황이다. 또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꾸준히 출회되고 있다. 아울러 불안한 뉴욕증시 흐름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기조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실적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 장세에 대비할 시점이다. 시장의 흐름대로 업종대표주와 기관선호주에 대한 저가매수 시기를 저울질하면서 소외 종목 발굴도 준비할 시점이다.
◆ 삼정전자 실적 모멘텀 = 시장 관심은 온통 삼성전자에 쏠려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당초 예상치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추정이 잇따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분기에 경상이익 2조1,000억원, 순이익 1조8,000억원 가량을 거두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40%, 50% 정도 증가한 것. 이는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이 같은 전망은 외국인을 매수우위로 돌려세웠고 종합지수를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19일 오전 10시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컨퍼런스 콜을 갖고 1/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내놓을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심은 '숫자'가 아니라 반응에 있다. 이미 선반영된 실적에 대한 외국인의 대응에 따라 삼성전자는 물론 실적 기대감으로 급등한 지수관련주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뉴스'는 차익실현 매물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 이익 모멘텀 상실과 가격부담으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최근 비수기를 맞은 D램 현물 가격 약세와 고정거래가격 인하 가능성 등에 따른 2/4분기 실적 우려도 부담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 실적공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외국인의 대응이 관심이지만 추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기보다는 재료 노출에 따른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 에너지 분산 우려 = 중장기적인 긍정적인 시황관에도 불구하고 단기 수급도 챙길 필요가 있다. 종합지수 900선 위에서 기관의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감소한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는 분산돼 있다. 왕성한 매물이 나올 경우 소화할 만한 주체가 마땅치 않다.
이달 초 주춤하던 주식형 수익증권 등 간접투자상품으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직접투자자금인 고객예탁금이 11조5,000억원대로 지난달 초 수준으로 줄었고 매수차익잔고는 1조1,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은 최근 닷새 동안 주가지수선물을 9,000계약 이상 사들였다. 외국인의 투기적인 매매 패턴을 감안할 때 '외국인 선물매도→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 전환→매수차익잔고 청산→지수하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체감 상승률이 높지 않은 점이 부담이다. 이날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거래소 하락종목이 419개로 상승종목 354개보다 많았다. 코스닥에서는 하락종목이 495개로 상승종목 237개의 두 배가 넘었다.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업종이나 종목에 관계없이 '선택과 집중'의 기준은 실적이다. 1/4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반영된 시점에서 2/4분기 실적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회복이 예상되는 수출 관련주가 관심 대상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이래 주목받지 못했던 은행주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지수관련주가 부담을 느낄 경우 지난해 9월 이후 나타난 `주도주 급등 이후 주변주 키 맞추기` 패턴이 재연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