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EMS, 제조업의 새물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산자부가 전자제품 생산전문서비스(EMS) 산업의 육성에 나서기로 한 것은 IT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걸친 새로운 물결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EMS가 90년대 미국 제조업의 새로운 돌파구였고, 현재 일본과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또 하나의 제조업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세계적 휴대폰 생산업체인 모토로라나 에릭슨 등이 휴대폰 생산을 포기한다고 해서 세상이 놀랐지만 이는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EMS 기업에 맡긴다는 의미였다.
지금 EMS 시장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1천7백80억달러로 추산됐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쯤 전세계 IT 하드웨어 생산의 절반이상이 EMS의 몫이 될거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EMS 시장을 미국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면 이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것이라고 할 만하다.
세계 10대 EMS중 7개 기업의 본사가 바로 미국에 있다.
여기에 충격을 받은 것은 다름아닌 일본이다.
일본의 소니부터가 생산공장을 통합해 EMS를 별도법인으로 만들고 나섰다.
미국과 달리 모기업이 생산전문회사를 만든 모양새지만 어쨌든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물론 미국과 다르다.
많은 기업들이 제품생산을 여전히 기업내부의 핵심역량으로 간주한다.
또 아직까지는 경쟁력이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측면에서 우리와 유사한 일본의 변화를 보면 예사롭지가 않다.
게다가 중국이 큰 변수다.
대기업은 제조부문을 중국으로 옮기고 있고, 중소 제조기업은 힘겨운 경쟁을 벌이면서 제조업 공동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생산부문을 서로 합쳐서라도 경쟁력을 갖추자는 목소리는 그런 점에서 보면 설득력이 있다.
EMS는 잘하면 우리 제조업에는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생산전문기업들이 출현하고, 또 그 바탕위에서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나오면 산업 전체적으로 새로운 활력을 기대할 수도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