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라 근로자가 다른 계열사로 옮겨 근무하게 됐다면 퇴직금은 원래 회사의 최초 입사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민사2단독 신봉철 판사는 19일 백모씨(56)가 LG전자를 상대로 낸 퇴직금 지급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3천8백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자가 자의로 퇴직과 재입사 절차를 통해 계열사를 이동할 때는 근로관계가 단절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지만 회사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라 형식적인 퇴직 및 재입사가 이뤄졌다면 근로관계는 지속되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백씨가 계열사를 이동하면서 중간퇴직금을 받았다해도 근로관계는 지속된만큼 퇴직금 산정의 기초인 근속기간은 최초입사일부터 최종퇴직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지난 74년부터 LG전자(당시 금성사)에서 근무하다 86년 회사 방침에 따라 중간퇴직금을 받고 계열사인 금성부품 주식회사로 이동했고 92년 회사가 LG전자에 합병돼 다시 중간퇴직금을 받았으나 2000년 LG전자 퇴직시 회사측이 최종회사에서 근무한 기간만을 퇴직금 산정기간으로 삼자 소송을 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