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1.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반도체와 IT(정보기술) 업종의 경기가 호전되기 시작한 첫번째 분기에 2조원이 넘는 이익을 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D램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지난 2월 마감한 분기실적 발표에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선진 IT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상태여서 이같은 실적은 더욱 돋보인다. ◇ 사상 최대 이익 예상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적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전망이다. 1.4분기중 사상 최대 실적에 미달한 것은 영업이익 뿐이다. 그러나 영업이익 규모도 사상 최대였던 2000년 3.4분기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최근 경기가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하반기에는 계절적으로도 성수기에 들어서므로 이 부문도 신기록 작성이 가능하다는게 주우식 상무의 분석이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이 반도체(30%), 정보통신(30%), 디지털미디어(27%) 등으로 고르게 분산된 '삼각편대'를 형성한 점도 성공적 실적의 요인이다. 또 고부가가치 제품에 치중하는 전략이 성공해 경기회복 초기에 대규모 이익을 낼 수 있었다. 원가절감 부문에서도 경쟁업체들이 따라오기 힘든 수준에 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전 사업부문 'A+' =작년 말까지만 해도 실적악화에 허덕이던 삼성전자가 불과 3개월 만에 대박을 터뜨린 것은 메모리반도체 휴대폰 등 주력 품목이 최고의 실적을 올린 것이 직접적 요인이다. 반도체가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 '캐시카우'의 자리로 복귀한 데다 휴대폰을 포함한 통신부문도 매출과 순익 증가 추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와 디지털TV를 비롯한 가전제품까지 업계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반도체의 경우 주력 품목인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1백28메가 D램 기준으로 지난해 말 개당 1달러선에서 4.5달러선까지 뛰어올랐고 고속메모리인 DDR 판매도 급증했다. 2백56메가와 램버스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 왔고 0.13㎛ 수준의 미세공정기술을 확대 적용한 것도 수익 증가에 기여했다. 가격은 높아진 반면 생산원가는 떨어지면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3%까지 올라섰다. 플래시, S램 등 휴대용 기기에 사용되는 고가 메모리 제품의 매출 신장도 한몫했다. TFT-LCD 역시 평균 판매가격이 15인치 제품 기준으로 작년 12월 대비 10∼15% 가량 상승, 2000년 호황기를 재현했다. 오히려 D램보다 가격 상승이 훨씬 기조적이고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내년 중반 이후까지 수요 부족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이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수익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휴대폰은 판매량이 지난해 4.4분기 8백90만대에서 올 1.4분기에 9백50만대로 증가한 데다 가격이 일반 휴대폰보다 배 가량 비싼 컬러휴대폰의 비중이 늘면서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시스템분야에서도 세계 최초로 CDMA1x EV-DO 장비 개발에 성공하면서 전반적인 통신시장의 위축에도 불구, 상승세를 유지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