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 국무총리가 요즘 무척 바빠졌다. 김대중 대통령이 과로를 피하기 위해 일정을 줄이면서 이 총리의 일정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이 총리는 이번주부터 "숨 돌릴 틈 없이"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19일의 경우 오전 10시 제42주년 4.19혁명기념식에 참석한 뒤 서둘러 한국기자협회가 마련한 오찬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간담회를 마친뒤 청사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2시경.잠시 업무보고를 받은뒤 오후 2시 30분에는 신임 정책평가위원들에게 위촉장 수여한뒤 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총리가 행정업무를 직접 챙길 여유가 생긴 시간은 오후 3시가 넘어서였다. 그마저 1시간30분이 전부다. 오후4시30분부터 장애인 복지조정위원회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19일은 총리가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일정만 있기 때문에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의 경우 10시의 제50기 경찰간부후보생 졸업식 참석과 오후 6시30분 청와대 셀라판 라마나단 싱가포르 대통령 환영 만찬 주재는 당초 일정에 없던 행사였다. 김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이 총리가 대신했다. 총리 비서실 관계자는 "요즘 총리 일정을 "분 단위"별로 쪼개서 짜야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리 측근들은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잠재적인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이 총리의 행동반경을 넓혀주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행사 참석이 잦다 보면 행정공백이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 측근들은 또 "행사용 총리"라는 오명을 듣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