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주주 총회 시즌을 앞두고 인터넷을 이용한 투표제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소니 히타치제작소 등이 올해 주총부터 인터넷을 통해 투표를 실시키로 이미 확정했고 검토중인 곳도 적지 않다. 많게 잡으면 최대 50개사가 인터넷 투표로 첨단 주총을 치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인터넷 투표는 미국에 비해 적어도 5∼6년 이상 뒤졌지만 갈수록 도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예상하고 있다. 또 소액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촉진시켜 주주들에 의한 코포릿 거버넌스(기업지배구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소니는 주주 전원에게 조만간 우송할 총회소집 통지서에 주주 번호와 암호를 함께 기재할 계획이다. 주주는 신탁은행이 운영하는 전용 사이트에 들어가 주주 번호 등을 입력하면 안건에 대한 찬·반 투표에 참가할 수 있다. 소니는 그러나 종전과 같이 서면에 의한 투표도 계속 병행 실시한다. 대형 전자업체들 가운데 마쓰시타전기 미쓰비시전기 등도 인터넷 투표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인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체인 KDDI와 NTT도코모,다카시마야백화점도 인터넷 투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따라 IT화는 금년 주주총회의 두드러진 현상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의 인터넷 투표 도입은 개인 주주들의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유도해 경영안정을 도모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금융기관 건전화를 위해 은행들이 기업 주식을 대량 매각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상황에서 앞으로 소액 주주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 분명한 이상 이들의 요구와 의견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