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당첨자가 발표된 서울지역 3차 동시분양 아파트에 최고 2억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이번 3차 동시분양의 경우 분양가 자체가 높았던데다 특히 정부의 투기단속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했던 만큼 이같은 웃돈 형성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때문에 주택 시장에서는 다시 한번 거품론을 둘러싼 공방이 재현될 전망이다. 또 기준시가 상향조정과 세무조사 방침 등 정부가 내놓은 잇단 투기근절 대책이 단기 처방에 그칠 우려마저 낳고 있다. ◆ 프리미엄 고공행진 =20일 당첨자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서울 강남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에는 최소 2천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었다. 특히 대치동 동부센트레빌의 경우 45평형과 53평형은 1억원 이상 웃돈이 형성됐다. 일부 떴다방 업자들은 이 아파트의 로열층을 대상으로 은밀하게 최고 2억원까지 웃돈을 불렀다. 삼성동 중앙하이츠빌리지 모델하우스에서는 2천만∼3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흥정이 난무했다. 강동구 암사동 '현대 홈타운', 강남구 삼성동 '금호 베스트빌'과 도곡동 '롯데 캐슬모닝' 등에도 3천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이날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삼성동 아이파크 60∼70평형대는 아직 3억∼4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상태"라며 "이번 3차 동시분양 분양권도 상당한 액수의 웃돈이 붙은 상태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분양업체들은 이처럼 꺾이지 않는 프리미엄 장세에 대해 "6월로 예정된 분양권 전매 제한 부활을 앞두고 호가를 높이려는 매도자측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 말뿐인 부동산 투기 단속 =투기 거래를 조장한 중개업자와 분양권 전매자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국세청의 고단위 처방에도 불구, 이날 당첨자 명단이 붙은 서울 강남지역 모델하우스는 떴다방 업자들과 분양권을 팔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모델하우스마다 '부동산 투기 단속'이라고 씌어진 완장을 두른 단속반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지만 떴다방 업자들은 이에 아랑곳않고 영업에 열중했다. 모델하우스 입구에 걸린 '떴다방이 위·탈법 활동을 할 때 국세청에 통보한다'는 경고문이 어색할 정도였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한 수요자는 "모델하우스를 둘러보는 동안 당첨 여부를 묻는 질문을 수십 번 받았다"며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이 전시용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