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19일 전자계열사 사장단회의에서 "현재의 실적에 자만하다가는 언제든지 위기에 빠질수 있다"며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 준비경영을 강조했다. 이날 회의도 '신경영'의 모태가 됐던 지난 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회의 못지않은 진지한 분위기에서 열렸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19일 회의는 새벽 2시까지 이어지고 20일에도 오전 6시에 기상해 저녁 6시까지 회의가 계속됐다. 회의는 삼성의 위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세계기업들과 비교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소니 디지털 TV, 델 컴퓨터, 노키아 휴대폰, 인텔 CPU, 산요 2차 전지 등 14개 글로벌 시장 1위 기업과 삼성전자간의 격차가 얼마나 축소됐는지, 또 중국 하이얼사 등 최근 부상하고 있는 4개사는 제품.기술면에서 얼마나 삼성을 추격했는지를 분석했다. 또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PDP, DVD플레이어, 홈시어터 시스템 등 선진제품과 삼성제품을 비교전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당초 이번 사장단회의에 참석지 않을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19일 오후 4시간 가량 참석했다. 이 회장은 사장단에게 "반도체, 휴대폰, TFT-LCD 등을 중심으로 한 삼성 제품의 수출 비중이 높아져 국가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어느 때 보다 커졌다"며 "국가경제의 주축을 이룰 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사명감을 인식해 더욱 분발하자"고 당부했다. 지난해 삼성 제품 수출액은 2백57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16.3%를 차지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