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입장에서 봤을때 B급 배우를 출연시켜도 재미있을 듯한 시나리오를 토대로 영화를 만듭니다" 김두찬 제니스엔터테인먼트 사장(37)은 자체 기획한 상업영화로 대박을 만드는 제작자로 이름높다. 그는 지난해 코믹액션 "두사부일체"로 폭발적인 흥행성적을 거둔 여세를 몰아 요즘 1백억원규모의 영상펀드를 조성중이다. 지난해말 개봉된 "두사부일체"는 3백4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제작사측이 거둔 입장료 수입만 약 1백2억원에 달한다. 총제작비 30억원과 배급수수료,극장비용 등을 공제하더라도 45억원 이상의 순익이 제작사측에 돌아올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코미디이지만 마지막에 찡한 감동을 줬고,정면승부를 걸었던 마케팅의 힘도 컸다"고 흥행비결을 분석했다. "친구" "조폭마누라" 등 조폭영화들이 대박을 터뜨린 뒤에 "두사부일체"를 개봉했지만 "그래,또 조폭이다"란 문구를 앞세워 정면돌파를 시도했던 것이다. 그는 이 영화를 포함해 지금까지 제작한 4편중 3편을 히트시켰다. "남자이야기"(98년)는 참패였지만 "미스터콘돔"(97년)과 "자카르타"(2000년)는 흥행수입으로 제작비를 회수하고도 상당한 이익을 남겼다. 우리나라에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30%를 밑도는 현실을 감안할때 그의 흥행성공률은 대단히 높은 편이다. 더욱이 그의 흥행작들은 모두 자체 기획한 각본에다 B급 영화배우와 감독들이 출연했다. "두사부일체"의 주연 정준호도 이 작품의 성공으로 비로소 A급 배우로 인정받게 됐다. 더불어 김사장에게도 투자제의가 급증했다. 그는 아이비벤처캐피탈(대표 강석문)과 함께 "제니스아이비 영상펀드"를 조성키로 하고 리츠칼튼호텔에서 최근 설명회를 가졌다. 1백억원 규모의 이 펀드는 총 결성금의 70%를 제니스의 영화제작에,나머지는 다른 회사의 영화에 투자할 예정.프로젝트별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게 특징이다. 그는 "이달말께면 펀드조성이 끝날 것 같다"며 "보다 좋은 조건에서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우선 올해중 크랭크인할 두 편의 영화에 투자된다. 문화재도둑을 다룬 첩보액션 "왕조의 눈"과 스키선수와 발레리나와의 사랑을 그린 환타지멜로 "하나에"가 그것.두 작품 모두 제니스사가 자체 기획한 시나리오들이다. 김사장은 고교중퇴후 개인사업을 하다가 지난 85년 지영호 감독의 "신의 아들" 제작에 참여하면서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